日도시바, 경영난으로 분사 추진 반도체사업 지분 20% 매각 결정 SK “낸드기술 확보”…투자 유력
일본업체발(發) 반도체 시장 재편이 시작된 가운데 SK하이닉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세계 2위 낸드플래시기업인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사업을 분사한다고 공식화하면서 SK하이닉스의 지분 투자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반도체 시장판도가 흔들리는 와중에 SK하이닉스가 국내외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다면 시장 재편의 핵이 될 수 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SK그룹이 LG실트론을 인수하면서 반도체사업 수직계열화의 정점에 오른 바 있다.
3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어 3월 31일까지 반도체 사업을 분사한 후 지분의 20% 가량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를 발명한 업체다. 2D 낸드에서는 최고의 공정 경쟁력을 가졌으며 3D 개념을 고안한 곳이기도 하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더불어 메모리반도체의 양대 축을 이룬다. 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의 저장장치에 쓰이는데 최근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경영난으로 반도체 사업을 분사하는 처지에 내몰렸지만 도시바는 삼성전자와 함께 낸드플래시 시장을 주도한 업체다.
유력한 인수 대상자로는 미국 하드디스크 기업 웨스턴디지털(WD)이 꼽힌다. SK하이닉스도 잠재적 인수 후보 중 하나다. SK하이닉스는 최근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업계는 SK하이닉스가 낸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스의 성능을 좌우하는 ‘컨트롤러’ 기술을 가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대만 이노스터의 컨트롤러 사업부 등을 인수하면서 낸드 기술 개발에 공들였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SK하이닉스가 지분 출자로 도시바의 낸드 기술을 이전받는다면 두 회사 모두 시너지효과가 생길수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가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낸드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당면과제라는 점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중 72단 3D낸드를 양산해 삼성전자 등 선두업체와의 격차를 좁힌다는 목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낸드플래시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4위다.
지분 인수를 위한 여건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 SK그룹은 최근 반도체 웨이퍼 업체 LG실트론을 인수하면서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그룹 내 반도체 사업 수직계열화와 다각화의 정점에 있는 계열사다. 자금여유도 생겼다. SK그룹이 올해 국내외 총 17조원을 투자하는 가운데 계열사 중에서는 SK하이닉스가 가장 많은 7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4분기 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에 5분기만에 재가입한만큼 여력도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동안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기조를 이어온 만큼 1위 삼성전자와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낸드 세계 2위업체인 도시바와 손잡을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면서 “이 경우 치킨게임이 벌어지는 낸드시장에서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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