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따라 달라”…경제수준에 비해 과하면 도박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오래간만에 일가 친척들이 모여 윷놀이나 고스톱과 같은 놀이를 즐기는 것을 흔한 풍경이다. 하지만, 판돈이 걸린 내기로 바뀔 땐 경우에 따라 유죄로 처벌 받을 수도 있다.

28일 경찰 및 법조계에 따르면 내기 윷놀이나 고스톱에 대해 도박죄가 성립되는지 판단할 때는 참가 인원의 경제사정과 반복성, 참가자들의 관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일명 ’상황에 따라‘ 도박이 될 수도, 일시오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판돈의 규모 만으로는 처벌 여뷰를 일률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불가능”이라며 “일반적으로 명절 내기는 처벌받을 일이 거의 없긴 하지만, 내기에 상습도박자가 끼어 있다거나 명절 연휴 내내 거액을 두고 윷놀이나 화투를 할 경우엔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판돈이 낮았지만 도박죄로 처벌 받은 사례도 있다. 과거 주부 A 씨는 친구 5명과 점당 100원으로 총 5만7000원의 판돈을 주고 받으며 1시간40분 동안 고스톱을 쳤다. 언뜻 보기엔 친구들과의 단순 친교 목적이라 볼 수 있었지만 검찰은 A 씨 등을 도박죄로 기소했고, 법원은 각각 벌금 50만~200만원씩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도박 장소에 1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현장에 있던 B 씨가 대가를 받고 도박 장소 등 편의를 제공한 점을 고려했다.

법원은 도박과 ‘일시오락’을 구분하는 기준에 대해 “시간과 장소, 도박을 한 사람의 사회적 지위와 재산 정도, 도박을 하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정의했다.

실제로 점당 50원을 걸고 10차례 고스톱을 쳤다가 단속된 C 씨는 벌금 1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C 씨가 독거노인으로 평소 소득이 기초연금 9만원에 불과했던 점, 동일한 장소에서 수차례에 걸쳐 도박을 한다는 신고가 있었던 점 등이 고려됐다.

한편 대법원은 “일반 서민대중이 여가를 이용해 평소 심신의 긴장을 해소하는 오락은 인정해야 한다”며 일시오락의 기준을 잡았다. 자신이 운영하던 당구장에서 지인들과 밥값 내기로 한판에 2000원짜리 포커 게임을 한 D 씨에 대해 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같은 액수의 내기 윷놀이나 고스톱이라 할 지라도 생면부지인 사람과 즐길 경우엔 친목 도모로 보지 않고 도박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며 “돈이 오고 간 게임을 벌인 사람들이 도박을 할 의도가 있었는지도 핵심적인 판단 근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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