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정유사들의 작년 한해 성적표가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비(非)정유 부문 실적이 본업인 정유 부문을 뛰어넘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국제유가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부침이 큰 정유업의 위험을 분산하려는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S-OIL) 등 정유사들의 실적은 정유 부문이 아닌 비정유 부문이 이끌었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은 3조2286억원의 영업이익 중 석유화학과 윤활유사업 등 비정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5.7%에 달했다.

화학자회사인 SK종합화학과 파라자일렌(PX) 중심의 화학설비 시설로 탈바꿈한 SK인천석유화학이 각각 역대 최대인 9187억원, 3745억원을 기록했고 윤활기유를 생산하는 SK루브리컨츠가 4685억원, 석유개발사업(E&P)이 105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여기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까지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비정유 사업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배터리 사업을 제외하고서도 작년 한해 총 2조원에 달했다.

그동안 새로운 성장 포트폴리오로 집중 육성한 석유화학과 윤활유 부문의 실질적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이제는 SK이노베이션을 정유업이 아닌 ‘에너지ㆍ화학업’으로 분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976년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기록한 에쓰오일 역시 비정유 부문의 영업이익이 정유 부문을 훌쩍 뛰어넘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정유 부문에서 757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비정유 부문은 석유화학 5169억원, 윤활기유 4185억원 등 총 93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비정유 부문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5.2%(석유화학 30.5%ㆍ윤활기유 24.7%)로 본업인 정유 부문을 앞지른 것이다.

비정유 부문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6%(석유화학 15.6%ㆍ윤활기유 8%)에 불과한 것을 보면 비정유 사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장사를 잘 했는지 알 수 있다.

에쓰오일 측은 전체 10.4%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도 파라자일렌(PX), 고품질 윤활기유(그룹III)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확대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유사들의 사상 최대 실적은 외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 정유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수익구조 다각화에 집중한 결과라는 평가다. 지속적인 다각화 노력이 수익구조 혁신과 재무구조 개선까지 이어진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외부 변수에 따라 언제든 엄청난 적자를 낼 우려가 있는 정유업과 달리 석유화학과 윤활유, 배터리 등은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돼 있어 위험 분산이 가능하다”며 “앞으로도 정유사들의 이같은 사업 다각화 노력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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