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글로벌 금융위기 최저수준이 될 것이라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 부진 전망 속에 한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도 함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등 여러 악재들은 업체들을 긴장케하고 있다.
이에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신성장 먹거리를 찾아나서고 업체끼리의 연대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려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당장 올해가 걱정이다.
올해 주가만 보더라도 자동차주(株)의 어려운 현실이 반영돼있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현재(9일 종가)까지 올 들어 한-일 5개 자동차 회사의 평균 주가 등락률은 마이너스(-)4.86%였다.
국내 증시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훨훨 날며 고공행진 하는 동안 현대차 주가는 올 들어 -3.77%의 수익률로 뒷걸음질쳤다. SK하이닉스에 시가총액 2위 자리도 빼앗겼다.
같은기간 기아차 주가는 3만9250원에서 3만6500원으로 6.75% 내렸다.
일본도 비슷하다.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 중 하나인 토요타자동차는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무려 9.45% 하락했다. 닛산자동차 역시 -5.95%의 주가수익률을 기록했다. 혼다만 2.55% 올랐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전 세계 자동차 수요 증가세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2%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등에 따르면 국산차 내수판매는 전년대비 4.0% 감소한 148만대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 현대차는 어닝쇼크에 이은 1월 판매량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8.3% 급감한 5조1935억원으로 나타났고 1월 자동차 판매량 역시 내수가 전년대비 9.2% 감소하고 수출도 22.5% 줄었다.
기아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4615억원으로 4.6% 소폭 증가했으나 역시 1월 판매실적에서는 내수 -9.1%, 수출 -3.2%의 성적표를 받았다.
토요타 역시 실적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올 수는 없었다. 올해 회계연도 3분기(2016.10~12) 영업이익은 4385억엔으로 전년대비 39% 급감했다. 주가가 오른 혼다는 같은기간 영업이익이 2076억엔으로 27% 증가했지만, 올해 회계연도(2016.4~2017.3)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6%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가수익비율(PER)만 비교해보면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더욱 높아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대차의 PER(TTM)은 6.25배, 기아차는 5.12로 토요타(10.21)나 혼다(14.82), 닛산(9.46)에 비해 낮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주식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주가 상승 가능성이 일본 업체들보다는 높다는 것이지만, 성장이 없이 주가 상승은 불가능하다.
국내 업체들과 비교해보면, 토요타는 최근 스즈키와 연합전선을 구축, 양사가 포괄적 제휴에 합의하면서 다시 패권주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업계 내 협력을 강화해온 토요타는 마쓰다, 독일 BMW에 이어 스즈키와 손을 잡으며 세계 시장의 20%에 달하는 1800만대의 차량 생산을 주도하게 됐다.
반면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예상을 훨씬 하회하는 어닝쇼크에 이어 1월 판매 부진이 주가 하락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동률 상승도 실적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점, 내수시장에서 경쟁업체의 신차효과가 현대, 기아에 비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역시 부정적 투자판단을 돕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연구원은 “4분기 실적에서 보여진 높은 원가율, 미미한 신흥시장 실적기여도, 판매법인의 부진한 성과, 높은 인센티브 부담, 금융법인의 수익성 악화, 주력 부품자회사의 부진 등이 올해도 계속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 아니면 지난해의 Low base로 인해 올해 회복가능성에 베팅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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