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전 세계적으로 가상현실(VR) 콘텐츠 열풍이 불고 있지만, 실제 VR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기기 가격과 콘텐츠 기근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 때문에 확실 콘텐츠가 바탕이 되는 일부 시장을 제외하곤 VR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컨설팅기관 디지캐피털은 지난해 VR시장 규모를 기존 38억달러에서 27억달러로 29% 하향 조정했다. 시장조사기관 슈퍼데이터도 VR시장에 대한 전망을 기존보다 22% 내려 잡았다. 슈퍼데이터는 “중국 전역의 VR방 3000여 곳 중 30%만이 수익을 내고 있으며, 호기심에 VR을 접해본 소비자는 있지만 재사용까지 이어진 경우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에 맞춰 최근 VR기기 제조업체 오큘러스는 미국 최대 전자제품 판매점인 ‘베스트 바이’(Best Buy) 내 마련한 500여 곳의 VR 체험공간 중 200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현재 출시된 VR기기는 크게 PC와 콘솔 기반의 고성능 전용기기, 모바일 기반의 중저가 기기로 나뉜다. 여기서 삼성 기어 VR(99달러), HTC 바이브 VR(799달러) 등을 앞세운 모바일 기반의 중저가 VR기기는 판매대수 기준으로 전체 판매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낮은 가격을 내세운 제품만이 시장에서 통한 셈이다.
전반적으로는 비싼 기기 가격에 더해 콘텐츠 부족, 소비자에게 주는 제한적인 효용 등이 맞물리며 VR 시장은 당초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낙관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VR 시장에 베팅한 투자자도 투자전략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조언도 잇따르고 있다.
주민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확실한 콘텐츠가 있고 소비목적이 있는 게임과 그래픽 전문가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서만큼은 기존 우리가 가지고 있던 낙관적인 전망을 조금은 낮춰 잡아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VR시장이 하이엔드 시장인 게임과 그래픽 전문가 시장에 맞춰 성장할수록 화려한 그래픽과 현실감을 주는 정밀센서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오큘러스는 자사의 VR을 구동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소 외장그래픽(GPU) 사양을 초 하이엔드급으로 공개했다. 카메라에 기반해 동작과 시선을 감지하는 센서 분야는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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