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유일한 북한 국적 용의자 추방 -여성 용의자 2명만 사법처리 가능성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백두혈통’의 적장자이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죽음이 영구미제로 남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말레이시아 검찰 당국은 2일(현지시간)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유일하게 신병을 확보했던 북한 국적 용의자 리정철에 대한 기소를 포기하고 3일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아판디 검찰총장은 “암살사건에서 그의 역할을 확인할 충분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며 “유효한 여행 서류를 갖고 있지 않은 그를 석방한 뒤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2주간 구금기간 동안 리정철의 개입 여부를 추궁했지만 구체적 증거를 찾지 못해 현지 건강식품업체에 위장취업했던 점을 고려해 이민법 위반 혐의로 추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리정철은 암살 당시 공항 CCTV를 통해 달아난 4명의 용의자가 그의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자신의 모습은 CCTV에 찍히지 않고 모르는 사이에 차량이 사라졌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화학전문가로 알려진 리정철과 암살에 사용된 맹독성 신경작용제 VX와의 연관성도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핵심 용의자로 체포했던 유일한 북한 국적자 용의자인 리정철이 석방됨에 따라 향후 수사는 난항이 불가피하게 됐다.

리지현, 홍송학, 오종길, 리재남 등 암살 주범으로 추정되는 북한 국적자 4명은 이미 인도네시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를 거쳐 북한으로 도주한 상황이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암살에 연루됐다고 지목한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은 치외법권 지역인 북한대사관에 은신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 자체가 어려운 형편이다.

김정남 암살에 북한이 연루됐을 것이라는 심증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물증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높지 않아 보인다.

앞서 1일 기소된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 국적의 도안티 흐엉 등 2명의 여성 용의자들도 김정남을 공격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는 했지만 TV쇼 촬영인줄 알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공방이 불가피하다.

최악의 경우 ‘심장 쇼크에 의한 사망’이라며 암살 자체를 영구미제화하려했던 북한의 의도대로 흘러갈 수도 있는 셈이다.

여성 용의자들이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VX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자신들의 연루설을 부인했던 북한은 한층 더 공세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김정남 암살을 사실상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했던 한국 측으로서도 난처하게 됐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로서는 지금까지의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의 발표와 저희가 파악하는 여러 정황과 정보상 북한 당국이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말레이시아 당국의 최종 수사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말을 아꼈다.

신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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