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헌재 결정 존중 않는 건 체제 부정” -세 결집 등 정치 승부수? -국민ㆍ기업에 사과하고 통합 나서야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13년 전 ‘승복’은 세월이 흐른 뒤 ‘진실’로 대체됐다.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으로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간 박근혜 전 대통령은 12일 서울 삼성동 사저로 복귀하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며 사실상 헌재 결정 불복선언을 했다.

이는 향후 검찰수사에서 치열한 법리논쟁을 벌이겠다는 의도이고, 지지층 결집을 도모해 나중을 도모하겠다는 복선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2일 삼성동 사저로 복귀하면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밝혀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에 불복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사진은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는 박 전 대통령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2일 삼성동 사저로 복귀하면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밝혀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에 불복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사진은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는 박 전 대통령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양분된 국론분열과 사회갈등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헌재 결정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80%대에 이르는 현실과도 배치된다.

더욱이 시간의 흐름과 진실을 강조한 대목은 자칫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재기를 위한 장기투쟁에 나서달라고 선동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이 13년 전 헌재가 노무현 정부의 신행정수도특별법에 위헌 결정을 내린 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불만을 드러내자 헌재 결정 승복을 주장한 것과도 비교된다. 박 전 대통령은 2004년 10월27일 한나라당 대표로 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곧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것은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체제에 대한 부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억울한 부분이 있더라도 상황을 이 지경까지 끌어오게 된 가장 큰 책임은 국정 최고책임자였던 박 전 대통령의 몫일 수밖에 없다.

최소한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해 대국민담화를 통해서 밝혔던 것처럼 국정을 맡긴 국민과 ‘선의의 도움’을 준 기업에 사과의 뜻을 밝히고 전직 대통령답게 조속한 사태수습과 국민화합ㆍ국론통합을 호소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문제는 검찰수사를 앞둔 박 전 대통령이 향후 추가로 대국민 메시지를 낼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파면까지 당하고 공식적으로 퇴임인사도 못한 전직 대통령에게 국론통합이나 국민화합의 메시지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진실은 모든 혐의자들이 강조하는 얘기인데,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오히려 정치권에서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아 헌재 불복이니, 아니니 각을 세우지 않는 게 국민통합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