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중심의 국가적 추진체계 세워야”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향후 성장잠재력과 경쟁력을 좌우할 4차 산업혁명과 사회자본(Social capital), 인구구조 변화의 대응에서 한국이 선진국에 크게 뒤져 대통령 중심의 국가적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법ㆍ제도의 정비와 총체적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준비 정도는 미국의 70~80%에 불과하며, 사회자본의 핵심을 이루는 사회적 신뢰는 주요 27개국 중 22위에 머물러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에도 실패해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중장기전략위원회는 3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공동 위원장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종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 주재로 2차 회의를 갖고 이러한 내용의 3대 중장기 전략과제 현황과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중장기전략위 보고서를 보면, 4차 산업혁명의 경우 신기술과 신산업의 등장이 가속화하면서 산업ㆍ고용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전망이지만 우리경제는 유연한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미흡하고 경직적인 고용ㆍ교육 시스템으로 변화의 충격이 가중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시장에 대한 규제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4위에 이를 정도로 경직돼 있어 스타트업 등의 역동성이 저하되고 있으며, 성공하기 쉬운 연구개발(R&D)을 주로 추진해 혁신의 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사회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일체의 무형자산을 의미하는 사회자본은 더욱 취약해 성숙기에 접어든 우리경제의 잠재력을 깎아먹고 있다. OECD 사회지표를 보면 정부에 대한 신뢰는 34개국 중 29위, 타인에 대한 신뢰는 35개국 중 23위로 하위권이다. 법과 제도ㆍ정책 등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낮고 계층ㆍ그룹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사회통합에 실패, 막대한 비효율이 초래되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의 경우 지난 10년간 80조원을 투자했으나 출산율 반등은 미약하며, 지난해에는 오히려 하락해 세계 최저를 기록했다.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한 노통투입의 감소와 노동생산성 저하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져 2020년대 후반엔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복지지출 확대로 장기 재정여건이 악화돼 근본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중장기전략위는 그동안 각 부처별로 개별 법령 등에 근거해 개별적으로 중장기계획을 수립해 추진했으나 성과가 미흡했다며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일관성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최고의사결정권자를 중심으로 한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중장기 전략의 특성상 장기간 일관되고 중립적인 정책발굴 및 추진이 요구되므로 민간의 미래대비 연구활동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독립성을 전제로 대학 또는 순수 민간연구소 싱크탱크 역할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경제가 새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혁신과 발전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