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3년 만에 美 자동차 브랜드 1위 등극 -시가총액 기준 테슬라 > GM ‘첫 역전’ -현재의 가치보단 미래의 가치를 사는 투자자들 -실제 수익 기반 시장가치는 적자, 거품 논란도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실리콘밸리가 모터 시티(디트로이트)를 앞질렀다.”

실리콘밸리 기반의 전기차 브랜드가 109년 역사의 미국 최대 자동차 브랜드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장중 한때 312.73 달러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511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미국 최대 자동차사인 제너럴 모터스(GM)의 시가총액 511억 달러를 능가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GM(511억8000만 달러)이 테슬라(509억5000만 달러)를 가까스로 방어했지만, 테슬라가 한때 GM의 시총을 넘어선 것만으로 미 자동차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WSJ은 “실리콘밸리가 모터 시티를 추월했다”며 “13년 전만에도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기반의 전기차 브랜드였던 테슬라가 100년이 넘은 미국 자동차 대표 브랜드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테슬라는 전기차와 에너지 시장을 선도해온 기술주로 인정받았다”면서 “이제 투자자들은 나아가 전기차가 궁극적으로 자동차 업계를 평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투자자들이 사들인 건 테슬라의 ‘현재’보단 ‘미래의 가치’를 사들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테슬라는 올해 말 대중형 ‘모델 3’의 생산을 앞두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기대감이 테슬라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모델 3는 3만5000 달러(4000만원)라는 파격적인 가격대로 사전계약 열풍을 일으켰다. 테슬라는 2018년 말까지 연 5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GM이 플러그인 차량인 시보레 볼트를 머스크의 모델 3와 비슷한 가격에 내놨지만, GM이 테슬라의 열정을 따라잡진 못했다”며 “투자자들은 머스크 CEO의 비전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사실 GM에 비해 시장점유율도 턱없이 낮고 수익률도 낮다. GM은 지난해 매출 1163억8000만 달러, 순이익 94억2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테슬라는 매출 70억13만 달러에 순손실이 6억7491만 달러인 적자기업이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GM이 17.3%, 테슬라가 0.2%였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테슬라 CEO인 머스크의 꿈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머스크의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재활용 로켓을 이용한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미 언론들은 우주선 발사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했다. 머스크의 또 다른 꿈인 초고속진공열차 사업체 ‘하이퍼루프원’도 지난 7월 미 전역에 11개 노선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머스크가 작년 말 태양광 기업 솔라시티를 인수하고 ‘테슬라 모터스’에서 ‘테슬라’로 사명을 변경한 것도 ‘자동차사’ 그 이상의 에너지 비전 기업으로 확장을 선언한 것이다. 머스크는 “에너지 및 배터리 생성에 태양전지 패널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이를 자동차에 적극 적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머스크의 몽상으로 여겨졌던 일들이 차츰 현실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은 “투자자들이 테슬라를 단순히 자동차사가 아닌 교통, 인프라 회사로 보는 시각이 더 확산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향후 1~2년 새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인 텐센트홀딩스도 테슬라 지분의 5%를 인수하며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모닝스타 리서치의 데이비드 윗튼 애널리스트는 “단순히 자동차사의 현금 흐름을 보는 시각보단 전기차를 비롯한 가정 에너지의 생성과 저장 등 아직 존재하지 않는 잠재적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테슬라 주가는 40%가량 급등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주가가 주당 38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쳤다.

하지만 주가의 상승과 별개로 수익을 기반으로 한 시장가치는 적자를 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시적인 테슬라의 ‘거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90억 달러 이상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이는 GM에 비교해 테슬라는 9억5000 달러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테슬라의 시장 가치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