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직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손보겠다(reform)’는 의사를 밝히면서 한미FTA의 앞날이 불안하다.당장 정부와 민간의 온도차가 다르다. 정부는 펜스 부통령이 사용한 단어가 ‘reform’이라는 비교적 완화된 표현을 쓴 만큼 이번 발언을 너무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전체적으로 손을 보겠다는 미국의 우회적인 협박에 가깝다는 반응이다.
특히 펜스 부통령은 “한미FTA 이후 5년간 미국의 무역 적자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미국 산업이 진출하기에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며 “이것은 분명한 진실”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그동안 우리 정부의 설득에도 미국의 입장에 별다른 변화가 없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최소한 한미FTA 개정 패키지를 제기한 것”이라며 “본인(미국)들이 원하는 방안을 거부하면 재협상을 하겠다는 뉘앙스로 공식적인 재협상 가능성을 선언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한미 FTA 재협상을 제로베이스에서 가자는 것은 아니다”면서 “1단계로 자기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2단계로 제기한 것에 대해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전체적으로 손을 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reform이란 단어는 포괄적이라 재협상도 포함될 수 있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그렇다고 협정문을 건드리는 정도의 재협상을 지금 주장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미국도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한미 FTA를 어떻게 가져가야 될지에 대해 아직 뚜렷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정철 대외경제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은 “정부가 한미 FTA의 성과를 미국과 공유하고 비관세 장벽 등 FTA 이행 문제에 대한 해소 방안을 찾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한미FTA에 대한 전면적인 재협상을 이야기한 것이라기보다는 양국 간 이행 이슈나 미국이 관심 있는 통상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본다”면서“모든 가능성을 다 열고 있다”며 “미국 측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18일(현지시간) 한국 등 10개국이 수출한 보통과 특수 선재에 대한 반덤핑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한국산에 반덤핑 관세를 물리는 판정을 내린 적은 있지만, 조사를 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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