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 30만원대 저가구매도

삼성전자 ‘갤럭시S8’ 개통 후 닷새 간의 번호 이동 건수가 지난해 4월 한 달 전체 기록의 2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타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이동 통신사의 물밑 경쟁이 음지에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시장 ‘활기’를 넘어 ‘진흙탕 싸움’ 우려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8의 사전 개통이 시작된 지난 18일 이후 첫 주말이었던 22일까지 5일 간의 이통사 번호이동 건수는 총 12만4778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번호이동건수가 56만8885건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전체 번호이동 건수의 약 22%에 해당하는 수치다.

앞서 갤S8의 사전 개통 첫 날이었던 지난 18일에는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역대 최대치인 4만6380건의 번호이동 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어 19일에 2만2907건, 20일 1만8765건을 기록했다. 정식 출시인인 21일 1만7477건을 기록한데 이어 첫 주말이었던 22일에는 1만9249건을 보였다.

숫자상으로는 4만건에서 2만건, 1만건 수준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모양새이나 시장 과열 우려가 해소됐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우선 갤럭시S8의 일부 물량 공급 문제로 개통이 지연되고 있어 일시적으로 개통이 분산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사전예약 물량이 공급물량을 초과하면서 갤S8과 S8플러스 64GB 모델의 사전개통 기한을 당초 24일에서 이달 30일로 연기했다.

앞서 갤S8플러스 128GB 모델도 초기 준비 물량 15만대가 소진돼 사전개통 기한을 다음 달 31일로 미뤘다.

사전 예약자에 정식 출시 이후 제품 구매 소비자까지 교체 대기 수요가 밀려있다보니 시장 과열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로 보는 번호이동 2만4000건을 넘지 않기 위해 이통사 자체적으로 개통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이통사의 전산 문제와 방통위의 감시 표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일일 개통 물량을 조절하는 것은 이통업계의 공공연한 방식”이라며 “갤S8은 출시전부터 시장의 주목도가 높았던 제품이라 숫자 관리를 하고 있지만 밀린 대기 수요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실제 음지 유통채널에서 이뤄지는 이통사 간의 ‘고객 뺏기’ 움직임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일선 유통 매장에서는 90만원대 갤럭시S8의 가격이 불법 보조금으로 30만원대까지 떨어진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한 온라인 사이트에는 “번호이동 조건으로 페이백(제품을 원래 가격으로 샀다가 나중에 돌려주는 방식)을 통해 34만원에 갤S8을 구매했다”는 사례가 등장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통신사 번호이동과 현금 완납을 조건으로 갤S8을 48만원에 구매했다“는 구매 사례도 올렸다. 이에따라 방통위도 시장 과열이 극심해 진 것으로 판단하고 감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방통위는 다음달 중 오프라인과 온라인 등 유통 현장 실태 조사에 나선다. 집단 상가 등을 중심으로 불법 보조금 유통 사례 등에 점검하고 집중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박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