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서비스직에 종사하는 A(38)씨는 둘째 아이가 태어나자 아내의 양육부담을 덜어주고, 부부가 함께 자녀 교육문제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자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부서 팀원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해줬고, 팀장도 적극 공감해줘 사내눈치 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 이후 아이들의 내면을 더 자세히 알수 있었고, 가족과 더많은 시간을 뜻깊게 보낼 수 있었다.

최근 남성이 육아휴직을 가서 아이를 돌보는 ‘아빠 육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아빠 육아는 맞벌이 여성이 출산을 꺼리는 이유 가운데 이른바 ‘혼자 뒤집어 쓴다’는 의미의 ‘독박 출산’과 ‘독박 육아’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저출산 극복의 새로운 해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남성 육아휴직자는 2129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1381명에 비해 54.2% 늘었다. 전체 육아휴직자 2만935명 중 남성비율은 10.2%로 1년새 3.7%포인트 높아졌다. 남성육아휴직에 인센티브를 주는 ‘아빠의 달’ 제도가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아빠의 달’ 이용자 수는 84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6명보다 94.0% 급증했다. 이 제도는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사용자(대부분 아빠)의 첫 3개월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 7월1일 둘째 자녀부터는 상한액이 200만원으로 인상된다.

하지만 아빠 육아는 여전히 소수에 그치고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크게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2015년 남성육아휴직비율은 노르웨이 21.2%, 스웨덴 32%, 독일 28% 등으로 우리보다 훨씬 높다.

아빠 육아휴직이 활성화하려면 사내눈치 문화가 달라지고 아빠육아도 당연하다는 인식전환이 급선무다. 남성 육아휴직 중인 김모 씨는 “앞으로 아빠 육아휴직 사례에 관한 정보를 더 알려주고 제도에 대한 접근성을 낮춘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대기업만 쓰고 중소기업의 사용이 어려운 문제에 대한 개선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아빠 육아휴직에 들어간 생산직 근로자 정모씨는 “사내 눈치 때문에 남성 육아휴직 사용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측면도 있지만 현 육아휴직 급여로는 생활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못가는 경우도 많다”며 “육아휴직급여를 생활 보장이 가능한 수준까지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빠육아’ 지원 정보를 종합 제공해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아빠들의 심리적·경제적 고충을 해결하고 아빠의 육아참여를 장려하기 위해 아빠육아 정보제공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플랫폼은 고용부의 일가양득 홈페이지(www.worklife.kr), 여성가족부의 건강가정지원센터(www.familynet.or.kr), 보건복지부의 임신육아종합포털 아이사랑(www.childcare.go.kr) 등 여러 홈페이지에 산재해 있는 아빠 육아 지원 정책·정보를 일가양득 홈페이지의 한 메뉴로 신설ㆍ통합적 안내 창구 역할을 맡게된다.

또한 ‘아빠육아’의 효과를 담은 국내외 우수사례를 통해 아빠의 육아참여에 대한 긍정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선도할 계획이다. 스웨덴, 영국, 미국 등도 ‘남성 육아휴직’ 보다 ‘남성 육아참여’를 강조해 홍보하고 있다.

고용부는 복지부, 여가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이달 중 업데이트를 추진하고 일가양득 홈페이지 개편과 함께 다음달초까지 “아빠육아”지원메뉴를 신설한다. 6월말까지 주요 육아커뮤니티에 협조 요청 및 고용부 SNS와 연계도 추진한다.

김경선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맞벌이 문화가 확산하면서 남성의 육아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육아휴직 활성화는 근로자의 일·생활 균형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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