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安에 4900만원 상당 뇌물 건넨 혐의 유죄로 인정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안종범(58) 전 정책조정수석에게 고급스카프와 양주, 무료 미용시술 등 4900만원 상당 뇌물을 바친 혐의로 기소된 박채윤(48ㆍ사진) 씨에게 법원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박 씨의 남편인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57)씨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는 안 전 수석과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에게 대가를 바라고 금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재판에 넘겨진 박 씨에게 18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압수된 고가의 브랜드 가방 두 점도 몰수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국정농단에 주도적으로 편승해 이익을 취했다고 봐야한다”며 “박 씨는 범행으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박탈했고 고위 공무원의 직무에 대한 불가매수성을 침해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날 박 씨가 운영하는 병원과 회사의 해외 진출을 돕는 대가로 안 전 수석 부부에게 4900만원 상당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 씨는 지난 2013년 12월부터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고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과도 2013년 10월 남편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진료받은 것을 기화로 친분을 쌓았다”며 “박 전 대통령과 최 씨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의료기기회사와 화장품회사의 사업에 혜택을 받고자 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해 현지 대형병원 등과 독점 접촉하는 등 안 전 수석을 통해 사업에 도움이되는 ‘특혜’를 제공받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날 박 씨의 남편인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57ㆍ사진)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의 공식 자문의가 아닌 김 씨는 청와대를 드나들며 ‘비선진료’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박 전 대통령에 5차례 보톡스 등 미용시술을 하고 진료내역을 기록하지 않은 혐의(의료법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말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미용시술을 한 적이 없다”고 위증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위반), 아내인 박 씨와 함께 안 전 수석 부부에 1800여만원 상당 금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도 받는다.

재판부는 “비선진료 행위를 숨기기 위해 국정농단 의혹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을 저버리고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 청문회에서조차 거짓말을 했다”며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진실을 은폐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국정조사 기능을 훼손시켰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씨가 특검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하고 수사에 협조한 점, 자신이 세월호 참사 당일 미용시술을 한 것으로 오해를 사 가족들이 피해를 입을까 두려워 청문회에서 위증한 점, 안 전 수석에게 뇌물을 바치는 과정에 소극적으로 가담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

이날 재판부는 지난해 말 국회 청문회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전 대통령 자문의 정기양(58) 씨에게 “자신과 소속 병원이 입을 피해만을 생각하고 이를 막는데 급급해 온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했다”며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정 씨는 지난 2013년 8월께 박 전 대통령에게 리프팅 시술을 하려고 준비했지만, 지난해 말 국회 청문회에서는 ‘이같은 시술을 하려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위증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말 청문회에서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에게 김영재 원장 부부를 소개해준 사실이 없다”고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순천향대 교수 이임순(64) 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2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