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우리도 한때 강성이라면 절대 밀리지 않았죠”

최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만난 한 생산직 근로자의 말입니다. 2009년 쌍용차 노조원들은 사측의 구조조정 단행에 반발해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습니다. 이는 무려 76일간 진행됐습니다. 불법행동에 64명의노조원들이 구속됐습니다. 8년 전 참사로 전소됐다 새롭게 지어진 교육장은 아직 당시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쌍용차 노사는 평택사태 이후 7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합의를 이뤄왔습니다. 티볼리의 대성공으로 해고됐던 근로자들은 속속 일터로 복귀했습니다. 지난해 9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G4 렉스턴이 출시된 지금도 해고자들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실제 1시간 반 동안 둘러본 평택공장 곳곳에서는 근로자들이 화이팅하자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작업자가 직접 썼다는 ‘G4렉스턴의 성공이 회사의 성공이고 나의 성공이다’라는 글귀와 깨알같이 생산 개선점들이 적힌 ‘Y400(G4 렉스턴) 우수사례’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근로자들이 회사의 현실을 깊게 교감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쌍용차지만 올해 들어서는 1분기 이어 2분기서도 적자가 예상됩니다. 또 다른 근로자는 “G4렉스턴 출시 후 주 6일 내내 잔업과 특근을 하고 있다. 몸은 힘들지만 긴 시간 동안 회사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일이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G4 렉스턴 증산 합의에 들어갈 때 웬만하면 회사의 입장을 들어주려고 한다”고도 했습니다.

여기까지 들었을 때 국내 최대 노조 중 하나인 현대차 노조와 오버랩됐습니다. 현대차는 코나의 부품 품목과 범위, 필요한 작업자 수 등을 두고 노조와 갈등에 봉착해 가까스로 합의한 뒤 당초 예상보다 4일 늦게 코나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이 과정서 현대차는 코나 생산을 방해한 혐의로 노조 대의원과 현장위원 등 4명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또 8개월치 물량에 달하는 시내버스 주문을 쌓아놓고도 노조의 증산 거부로 현대차가 시장에 버스공급을 제때 못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일자리 창출이란 명분하에 무리한 방식으로 현대차에 공동기금 마련을 제시했다 되레 한식구인 노조원들로부터 역풍을 맞기도 했습니다. 현대차의 현장노동조직 ‘참소리’는 “조합원 동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기금 조성을 발표한 것은 심각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작년 역대 최악의 파업을 일으켰습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생산 차질 14만2000여대, 금액으로는 3조1000억여원(회사 추산)의 사상 최대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현대차는 작년 3분기 실적에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저인 4%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현대차 노조는 회사에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기본급 15만4883원을 인상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성과급과 기본급 인상액을 다 더하면 1인당 3000만원 이상을 더 받겠다는 겁니다.

올해도 역시나 힘겨운 현대차 임단협이 예상되는 가운데 평택공장에서 쌍용차 근로자들이 하나같이 했던 얘기가 더욱 대비돼 기억에 남습니다.

“회사가 계속 힘들면 노조도 상황에 맞춰 변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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