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머리에 가채를 얹은 여인이 큐(Cue)를 잡고 있다. 일명 ‘마세(Masseㆍ큐를 수직으로 세워 치기)’ 자세. 당구대에 올라 앉은 여인의 허벅지가 허옇게 드러나 있다. 발칙하지만 발랄해서 왠지 친근하다. 당구 여신 차유람쯤 될까? 누구보다도 작가 자신과 제일 많이 닮았다. ‘폼색폼사 순정녀’. ‘내숭’ 연작으로 화제를 일으킨 동양화가 김현정(27)의 작품이다. 김현정이 ‘내숭올림픽’이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인물의 누드를 그린 뒤 그 위에 직접 만든 얇은 한지를 콜라주하는 방식으로 한복 특유의 직물느낌을 살렸다. 특히 치맛속이 반투명으로 들여다보이는 담묵 기법은 고려불화를 연상케 한다.
서울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한 김현정은 정통 동양화 이론과 기법에 근거한 참신한 아이디어로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동양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길을 찾는 작가들이 흔히 그러하듯, 전통을 변화시키려는 새로운 시도가 전통에 대한 ‘반항’으로 그치고 말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시는 6월30일까지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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