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KBS 월화극 ‘트로트의 연인’은 첫회부터 빠르게 전개되는 정통 로맨틱 코미디였다.

23일 방송된 1회에서는 지현우(장준현 역)와 정은지(최춘희 역)의 운명 같은 악연을 시작으로, 국내 최정상급 톱스타였던 ‘가식덩어리‘ 지현우의 몰락과 마라토너의 꿈이 좌절된 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캔디‘ 정은지의 좌충우돌 인생기가 속도감 넘치게 그려졌다.

정은지는 사투리를 버리고 소녀가장 출신의 트로트 가수라는 최춘희를 연기했다. ‘응답하라 1997’에서는 맛깔나는 사투리 연기로 지명도를 얻었고,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는 사투리가 아닌 표준말을 사용했지만 분량이 미미했다.

하지만 여기서는 분량도 상당히 많고 자신의 특기인 사투리가 아닌 표준어투를 구사해야 한다. 정은지의 연기는 발성에서 부분적으로 어색한 부분도 드러났지만, 이내 익숙해지고 적응돼가는 양상을 보였다.

정은지는 연기를 공부하듯 배우고 익히는 스타일이 아니다. 현장 ‘감’을 중시한다. 정은지는 “좋은 선생님이 현장에 많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은지의 연기가 일상생활처럼 자연스러운 이유다. 하지만 미니시리즈 여주인공은 연기가 자연스럽다고 되는 건 아니다. 수없이 ‘원톱‘을 받기 때문에 ‘화면빨’도 중요한 요인이다.

‘트로트의 연인‘에서 정은지의 연기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사투리가 아닌 말로 극의 상당 부분을 혼자 끌고가야 한다. 하지만 ‘급성 심정지’라는 질병으로 마라톤을 그만두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편의점이 부도가 나면서 헬스클럽 아르바이트를 하고 트로트 가수가 돼가는 과정에서 눈물연기를 포함한 전반적인 연기는 합격점을 줄만했다. 조금 더 다듬으면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트로트의 연인’이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 뻔한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의 이야기를 얼마나 식상하지 않게 풀어나갈 수 있느냐다. 이야기 진행과정이 진부하면 아무리 좋은 연기를 펼쳐도 묻혀버리고 마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인생 최대의 위기에 처한 장준현이 샤인스타의 사장 조희문(윤주상 분)의 명령으로 찾아간 자신이 키울 신인이 최춘희임을 알고 경악하는데서 엔딩을 맞아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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