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자기 그림 아냐… 사기”

진중권 “아이디어 낸 사람이 창작자”

[헤럴드경제] 대작(代作) 화가들이 그린 작품을 자신의 작품이라 속여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72) 씨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강호 판사 심리로 열린 조 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조 씨가 그림을 사는 사람을 속여 판매할 의도가 있었다”며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조 씨는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1월 중순까지 대작 화가들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뒤 가벼운 덧칠 작업만 거쳐 판매한 혐의(사기)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 씨는 17명에게 총 21점을 팔아 1억5300여만원을 받았다. 이 사건은 현대미술에서 누구를 창작자로 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을 불지폈다. 실제 이날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법정에 출두해 해당 작품들이 조 씨의 작품이라고 증언했다. 진 교수는 “예술 작품은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하다”며 굳이 작가의 손에 의해 표현되지 않더라도 아이디어를 제공한 조 씨의 작품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진 교수는 “(그림 소재인) 화투를 누가 그리자고 했는지, 시장에 예술적 논리를 관철한 게 누구인지, 작품에 마지막으로 사인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봐야 한다”며 “1000% 오리지널(조영남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조 씨가 조수를 고용한 것에 대해서는 “회화에서 (화가 자신의) 붓 터치를 강조한 것은 인상주의 이후 잠깐에 불과하다”며 “르네상스 시절에도 조수를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미술에서는 자신의 예술적 논리를 시장에 관철해야 한다”며 “작가들은 작품이 잘 팔리면 조수를 고용한다. 알려진 작가들은 거의 조수를 고용한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오는 10월 18일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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