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복합쇼핑몰도 대규모유통업 적용 -정작 논란 됐던 복합쇼핑몰 영업 제한 논의는 빠져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갑질을 뿌리뽑겠다’고 천명한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유통업법 적용대상을 확대해 입점업체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시행령을 내놨다. 하지만 시행령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있어 업계에 혼란만 가져올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유통업을 영위하면서 대규모유통업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던 복합쇼핑몰ㆍ아울렛을 규제대상에 포함해 입점업체의 권익을 보호한다’고 이날 밝혔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유통업체가 ‘소매업자’인 경우에만 적용돼 ‘매장 임대업자’로 등록된 복합쇼핑몰과 아울렛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규모유통업법이 개정되면 입점업체에게 매장을 임대해주는 복합쇼핑몰ㆍ아울렛과 같은 임대업자도 상품판매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경우 적용대상에 포함되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임대업자가 상품판매액에 비례하는 임차료를 수취하거나, 입점업체와 공동 판촉행사를 실시하는 경우 상품판매에 실질적으로 관여한다고 간주해 규제대상에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개발 및 임대업’등으로 등록돼 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던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과 스타필드 하남, 김포몰 등 최근 생긴 복합쇼핑몰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 대상자를 확대해 향후 주2일 의무휴업 등을 강제할 법적인 제반을 확보한다는 입장이지만 애초에 논란이 됐던 영업제한에 관한 세부사항은 논의되지 않아 유통업계의 혼란만 가중되는 상황이다.

앞서 국정기획위원회는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내년부터 복합쇼핑몰에 대형마트 수준의 영업 제한을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도가 도입되면 복합쇼핑몰은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못하며, 매달 2차례 의무적으로 휴업일을 가져야 한다.

이처럼 영업제한 규정은 복합쇼핑몰 운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지만, 이번 시행령은 임대업자들의 대규모 유통업법 적용을 고시한 수준에 머물러 또다시 유통업계의 고심만 늘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공정위가 발표한 유통분야 종합대책 15개 실천과제 중 7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시행에 제동이 걸린다.

결국 구체적인 규제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통업계만 우왕좌왕하는 상황만 연출되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법안이 개정되면 여기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어떻게 먹고살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