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도공장 착공에 11억달러 판매망 확보 9억달러 투자 차질

감정신청 보고 ‘경영상 위기’ 빠져 현대차 재판부 “사업계획 검토를”

3일 앞으로 다가온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에서 기아차가 패소할 경우 주요 해외투자 계획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아차는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에 생산공장을 짓는 등 총 20억달러(한화 2조2500억원)의 투자계획을 갖고 있지만, 통상임금 패소로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경우 이 같은 대규모 투자계획도 영향받을 수 있어 기아차의 미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께 착공이 시작될 인도 생산공장에 기아차는 11억달러를 투입하고, 판매망을 확보하는 데 추가로 9억달러를 들여 향후 2년간 총 20억달러를 인도 시장에 투자할 예정이다.

인도 자동차시장은 작년 기준 생산 417만대, 판매 337만대로 세계 5위의 자동차 신흥 대국이지만 60%의 높은 완성차 관세율 때문에 기아차는 그동안 인도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에 기아차는 인도에 공장을 설립해 2020년 중국, 미국에 이어 내수규모 세계 3위가 예상되는 인도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통상임금 소송에서 기아차가 패소하면 기아차가 인도에 투자하려는 비용을 훨씬 상회하는 최대 3조원의 비용(회계평가 기준)이 발생해 향후 인도투자에도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공장설립 못지않게 현지 판매망을 촘촘히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투자가 미비할 경우 공장을 짓고도 판매량이 받쳐주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나아가 현지에는 이미 폴크스바겐, 르노-닛산, 혼다, 도요타, 포드 등 주요 업체들이 투자를 강화하고 있어 투자가 저조하면 이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내년 출시할 K9 후속모델(RJ) 판매ㆍ마케팅 예산수립 등 신차 판매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도 어려워진다. 최근 재판부에 탄원서까지 제출한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자동차회사는 5년 단위로 신차를 개발하고 이를 위한 R&D에 투자하며, 해외시장 구축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는데 통상임금 패소 시 연간 3조~4조원 투입해야 할 비용을 거의 쓰지 못하게 돼 심각한 경영위기가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앞서 현대차 통상임금 소송에서 재판부는 임금 청구로 회사가 ‘중대한 경영상의 위기’에 처하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영업적ㆍ재정적 현황은 물론 투자 등 사업계획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소송에서 기아차가 주장하는 경영상 위기에 대해 해당 재판부도 단순 3조원 비용에 따른 영업적자 가능성 뿐만 아니라 투자와 관련된 피해 정도도 고려할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기아차 의뢰로 패소 시 경영상 위기가 어느 정도인지 감정신청까지 진행됐으나 대주회계법인 측에서 명확한 결론을 내지 않아 재판부의 몫이 더욱 커졌다.

보고서에서 대주회계법인은 ‘통상임금 패소에 따른 재무적 부담에 의해 초래되는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의 정도를 검토해 통상임금을 적용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재판부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정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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