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여태까지도 힘들었는데, 추이 볼 것” -그러면서도 11월 中 당대회를 ‘분수령’으로 봐 -그때도 분위기 안바뀐다면 “구조조정 불가피”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사드 추가 배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이왕 망가진 거 사드 추가 배치한다고 관계 있겠는가.”(롯데 관계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사드보복 강화로 유통은 물론 자동차ㆍ식품업계 등 관련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롯데가 촉각을 더욱 곤두세우고 있다.
주한미군이 지난 7일 사드 발사대 4기를 성주 사드 기지로 추가 반입한 데 대해 중국 관영언론은 일제히 관련 소식을 집중 보도하며 한국 정부를 맹비난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설에서 “사드도 결국 북한 핵무기와 같이 지역 안정을 해치는 악성종양이 될 것”이라며 “사드 배치가 완료되면 한국은 대국 간 힘겨루기 속에서 ‘개구리밥’ 신세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중국의 거센 사드보복을 예견케 하는 일이다. 그동안 사드보복으로 상처를 입어온 롯데마트는 “사업 철수는 없다”는 기존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사뭇 다르다. 롯데의 시계는 11월을 향해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11월에 열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일종의 ‘분수령’으로 보고 이후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19차 당대회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2기(2018~2022년) 지도부 윤곽이 그려지고, 멀게는 오는 2022년 시 주석의 집권 연장 가능성까지도 짐작할 수 있는 자리다.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려는 태세지만 중국 지도부의 대거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시진핑 정부의 실질적 2인자로 불리는 왕치산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겸 정치국 상무위원의 비리를 거론하는 중화권 매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일부 매체는 왕 서기의 은퇴가 이미 결정됐고, 시 주석의 3연임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만 해도 퇴임설이 제기됐던 리커창 총리는 올 당대회에서 연임될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공세에 대응하고 경제개혁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서는 친시장ㆍ친개혁 성향인 리 총리의 연임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1인 체제’ 확립을 위해 당내 권력 암투 중인 시 주석 입장에서는 11월 당대회 전까지 섣불리 사드 방향에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입장이다. 오는 11월 당대회가 끝나고 중국이 새로운 외교 전략을 구상하면 사드와 관련한 다른 모멘텀이 생길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유통업계 중론이다.
유통업계 역시 이 점을 주목하고 있다. 사드 문제는 정치적 함수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롯데는 중국 당대회 개최 이후 사드 보복의 영향을 가늠해 해결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11월 이후에도 중국의 사드 보복이 계속되면 롯데마트는 월 평균 900억원 안팎에 달하는 손실을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는 사드보복이 장기화될 경우 일부 자산매각이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 롯데그룹 차원에서 중국 사업 구조조정을 위한 시나리오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때 롯데마트의 특단 조치도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3월부터 본격화한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 내 112개(슈퍼마켓 13개 포함) 점포 중 87개 점포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까지 더해지면서 영업 중인 점포 매출도 80%나 급감했다.
하지만 현지 노동법상 매장 영업이 중단되더라도 현지인 종업원들의 임금을 정상 임금의 70% 가량을 계속 지급해야 하고 매장 임차료나 상품대금도 매달 내야 한다. 현재까지 중국 롯데마트가 입은 피해는 약 5000억원으로 추산되며 이 같은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11월 당대회 이후 시 주석의 언급에 따라 사드 문제가 장기화될지, 해결의 물꼬가 트일지 지켜볼 것”이라며 “만약 사태가 장기화하면 구조조정을 위한 시나리오를 검토해 볼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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