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법부 공백 사태 가정, 국회 압박”…반대 기류에 기름 부은 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ㆍ국회팀]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한 미국 방문길에 앞서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를 우려한다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을 요청한 데 대해 야권이 일제히 성토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대독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김 후보자의 국회 인준에 정치권이 협력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야당의 반대 기류가 오히려 더 강경해지는 형국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해외순방에 앞서 이례적으로 인준 요청을 한 것을 두고 ‘국회 압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자유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연이은 인사참사와 그에 대한 국민적 실망, 그리고 지지율 하락에도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대국민 사과는 없었다”며 “왜 대통령은 입만 열면 되뇌던 여론에 맞서가며 김명수에 목을 매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난주 금요일부터 한국당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소위 ‘문빠’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가결 촉구 문자폭탄이 일제히 투하되고 있다”면서 “해괴망측한 여론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 역시 “대통령부터 국회를 존중해야 3권 분립이 성립된다. 그런데 청와대는 국회의 ‘김이수 후보자 표결’과 관련해 입법부를 철저히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독단적 국정 운영과 협치 파기에 대해 말치레가 아닌 제대로 반성해야 한다”며 “국외 나가며 몽니 박듯이 선언하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고 성토했다.

보수 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회 인준에 우호적인 국민의당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사법부 공백 사태를 가정해 국회를 압박하지 말라”며 “김 후보자 인준 동의를 판단하는 데 있어 우선원칙은 삼권분립과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후보자가 사법부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인지, 사법부 개혁과 안정을 지휘할 리더십을 갖췄는지, 법관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인물인지를 면밀히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와대와 국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발언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당시 여야가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치에 반대하는 ‘불손세력’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고 발언했다. 당장 야권에서는 공안 정국을 조성한다며 국민과의 전면전을 벌이자는 것이냐며 반발이 터져 나온 바 있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