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담 외에 양자회담 요청 쇄도 도착 직후 유엔 사무총장과 대북정책 회동 21일엔 국제사회 대북제재 공조 기조연설

김명수 후보자 인준 등 내치도 무거움 더해 800만弗 대북 인도지원 야권 반발도 걸림돌 中사드보복 소극대응 불만고조 등 난제산적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유엔 외교무대에 오른다. 18일부터 22일까지 3박5일 간의 유엔 순방에서 시작도 끝도 핵심은 ‘북한’이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주요국 정상이 유엔 무대에서 밝힐 대북정책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의 치열한 외교전 속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 무거운 책임을 안고 출국한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인준과 800만달러 대북 인도지원 문제,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폭풍 등의 현안을 정리하지 못한 채 떠나는 발걸음도 가볍지만은 않다.

▶시작도 끝도 北ㆍ北ㆍ北 = 이날 출국하는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순방 일정에서 귀국 전까지 계속 이어지는 화두는 ‘북한’이다.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순방인데다, 고조된 북핵 위기 여파로 문 대통령의 인기(?)가 더 높아진 현실이 역설적이다. 유엔총회 내 양자회담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청와대는 그 중 한국 외교와 대북정책 논의에 적합한 회담으로 취사 선택ㆍ조율하는 데에만 많은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뉴욕 도착 직후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회동해 유엔 차원의 대북정책을 논의한다. 이후 동포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19일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한다. 또 미국 유력 싱크탱크 애틀란틱 카운슬이 주관한 세계시민상 시상식에 참석,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과 함께 이 상을 수상한다.

20일엔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로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새 정부의 경제 정책을 알리면서 대북정책을 소상히 설명, ‘북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또 이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행사에도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고조되는 북한의 도발과 한반도 안보 위기가 내년 예정된 평창 올림픽의 흥행에 악영향 끼칠 것을 우려, 세계 각국 정상의 참석을 독려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도 이 같은 노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21일은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선다. 기조연설을 통해 북핵 문제 해법 등을 발표할 전망이다. 최근 북한의 추가 도발과 맞물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 의지 등을 피력하는 데에 무게를 둘 것으로 관측된다. 기조연설 이후엔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동안 한미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다. 그밖에 한ㆍ이탈리아 정상회담을 비롯, 다수 국가와의 양자회담도 추진하고 있다.

▶무거운 출국길, 무거울 귀국길 될까 = 북핵 문제의 주요 분기점이 될 순방길에 오르지만,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일단 김명수 후보자 인사 문제가 걸려 있다. 문 대통령은 출국 직전 “김 후보자 국회 인준 문제가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며 “사법부 수장 공백이란 초유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유엔 순방 이후 당 대표와의 영수회담도 재차 제안했다.

23~24일이 주말임을 감안하면 청와대가 염두하는 김 후보자의 임명 최종 시기까진 D-4(22일)이다.

4일 안에 김 후보자 국회 임명이 마무리되고 문 대통령이 귀국 후 유엔순방 성과 공유 등을 명분으로 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개최, 자연스레 협치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게 청와대의 구상이다. 그러려면 우선 김 후보자가 나흘 안에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800만달러 대북 인도지원 발표 시기를 둘러싼 야권의 반발도 거세다. 통일부의 추가 설명에도 불구하고 북한 미사일 도발을 사전 파악하고도 대북지원 정책 발표를 강행한 배경은 명쾌히 해명되지 않았다.

청와대가 최근 사드 무역보복에 따른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공개적으로 철회한 데에도 재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국 사업 철수가 줄 잇는 상황에 정부가 너무 방관하고 있다는 불만이 거세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너무 성급히 협상 카드를 버린 게 아니냔 지적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떠나지만, 남은 청와대 참모진은 순방 못지않게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됐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