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트럭 앞으로 20~30명 줄 늘어서 -4~5접시 쌓아 들고가기도 -바닷바람과 수다, 그리고 요리
[헤럴드경제(제주)=박로명 기자] “바다와 바람과 그리고 음식.”
9월 30일 정오, 바람결에 ‘2017 코릿 제주 페스티벌’에 들린 박찬희(40ㆍ여) 씨의 인상은 그랬다. 황금연휴를 맞아 제주도를 찾은 박 씨는 우연히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야외광장에서 ‘푸드 트럭’ 행사가 열린다는 안내문을 보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북쪽의 찬바람을 막아주는 한라산 덕에 바람이 맵차다는 느낌은 없었다. 따사로운 햇살이 박 씨의 어깨를 달구면 선선한 바닷바람이 박 씨의 머리칼을 흐트러뜨렸다. 몸의 열기는 누그러졌지만, 정성스러운 음식은 금방이라도 위를 달궈줄 것만 같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국 코릿 TOP50에 선정된 두레유, 보트르메종, 떼레노, 봉피양 & 벽제갈비, 수퍼판, 순대실록, 진진, 홍연과 함께 코릿 제주 TOP30의 낭푼밥상, 올댓제주가 더욱 풍성해진 메뉴로 제주를 찾았다. 아담한 광장 좌우로 검정색 푸드트럭이 자리를 잡았다. 검정색 푸드트럭 앞으로 적게는 5명, 많게는 30~40명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손님들은 푸드 트럭 앞에서 기다리며 연신 고개를 빼곰 내밀며 요리가 나올 순간만을 기다렸다. 그윽한 숯불향이 콧털을 간지럽히고 지글지글 식재료 달궈지는 소리가 달팽이관을 자극했다. 바질향의 새우튀김, 한돈떡갈비, 굴라쉬, 순대스테이크, 수제소시지, 샤오기, 샤오마이 딤섬 등 시그니처 메뉴들이 아담한 푸드트럭에서 탄생했다.
박 씨의 손에도 진진의 ‘멘보샤’가 들려 있었다. 투박한 식빵이 쫄깃한 다진새우를 감싼 채 팔팔 끓는 기름에 몸을 던지면 멘보샤가 완성됐다. 이 모든 관경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박 씨는 “음식이 너무 따뜻하고 맛있다”며 “이런 활기찬 행사 자체가 의미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요리 한 접시는 부족한 듯, 3~4그릇을 층층이 쌓아 들고가는 손님들도 보였다. 푸드트럭 뒤편에 자리를 잡고 한 접시의 소소한 행복을 만끽하는 손님들이 90~100여 명에 달했다. 한 가족이 7~8접시도 거뜬히 해치우는 광경도 볼 수 있었다. 제주의 청량한 바닷바람과 수다, 그리고 정성스러운 한 접시의 요리가 몸과 마음을 풍족하게 했다.
이날 ‘코릿 페스티벌’을 찾았던 김지선(40ㆍ여) 씨는 “유럽에 가면 오스트리아 필름 페스티벌이나, 독일 재즈 페스티벌에 가곤 했었는데 그곳에도 푸드트럭이 있었다”며 “유럽의 기억을 떠올리게 할 만큼 만족스러운 축제”라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제주도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들이 온 건줄 알았는데 서울에서 온 셰프들도 있다고 하니 놀랍다”고 했다.
오지연(29ㆍ여) 씨도 “부드러운 약채, 고기와 버섯, 그리고 후레이크가 한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었다”며 “한 접시에 여러 재료를 담아 정성을 듬뿍 녹여낸 음식”이라며 두레유의 ‘청고사리설야멱’을 극찬했다.
이어 “여기 계신 유명한 셰프님들을 잘 몰랐는데, 직접 와보니 또 오고 싶다”며 “다음에는 서울에서도 푸드 트럭 행사를 해달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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