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대출 축소 부담 커 분양시장 옥석 가려질듯 지방 공급 과잉 해소 효과 한계 몰린 중소사 퇴출위기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0.24 가계부채 대책’에는 신규 분양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 보증 비율과 한도를 축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주택 공급업자들 자금조달이 지금보다까다로워지는 셈이다. 무분별한 사업을 막아 지방의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연스레 지방 중소 건설사의 구조조정도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10.24 대책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신규 아파트 분양 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의 중도금 대출 보증 비율을 80%로 줄일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이 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춘 데 이어, 추가로 10% 더 낮추는 것이다. 대출 보증 한도액 역시 수도권ㆍ광역시ㆍ세종시에서 6억원에서 5억원으로 줄어든다.
HUG가 대출 보증을 해주지 않는 만큼 건설사가 자체 신용으로 대출 보증을 서야 한다. 자금부담이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이 안되면 분양률이 떨어지고, 은행과 대출 협약을 맺기도 어려워진다”며 “주택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현재 부동산 시장이 지역별로 양극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절실한 서울이나 수도권 일부 지역은 수요가 넘쳐나기 때문에 대출 보증을 줄여도 사업에 별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지방에서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을 자연스럽게 솎아냄으로써 공급과잉 문제를 연착륙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정책실장은 “이제까지 분양 시장은 건설사의 소위 ‘밀어내기 분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공급 과잉 우려를 키웠다”며 “이번 규제로 분양 시장이 위축된다기보다는, 정상화하고 시장 기능에 의해 작동될 수 있는 여지를 넓혔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재무구조 등이 열악한 건설사들은 자연스레 구조조정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뜩이나 건설사들은 해외 수주 감소, 국내 사회기반시설(SOC) 투자 감소, 주택 시장 침체 등 3대 악재를 맞아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낀 상태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9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6.3으로 조사돼, 현 건설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와 중소건설사의 양극화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건설사는 양질의 사업지를 많이 가지고 있고 보증을 해서라도 사업을 끌고 갈 수 있는 반면, 중소사는 공적보증의 한도가 축소되면 대출받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내년 입주가 본격화할 때 잔금을 받는 과정에서 입주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구조조정이 일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건설업 체질 개선을 준비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정밀재무진단 용역을 맡겼다.
국토교통부 측은 “인위적 구조조정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내달 말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건설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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