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정책’ 타고 지주사 전환 추세 확대 - 지배구조 투명성ㆍ일관성…투자 매력도↑ - 자회사 실적 관건, 전환기 앞둔 지주사도 ‘주목’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이 ‘국정 과제’의 영역에 들면서 이와 관련 있는 지주회사가 국내 증시에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올 들어 주요 지주사의 주가는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정부 정책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투자 기회가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증시에 입성하는 지주사 수도 계속해 늘고 있어 투자자들의 투자 선택지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 상장 지주사는 총 70개로 추정된다.
지주사는 주식 소유를 통해 국내 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회사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새로운 공정위원장 임명, 지주사에 영향을 미치는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안 다수가 국회 상정되는 등 지주사를 둘러싼 각종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기업집단에 대한 변화 가능성에 주요 지주사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10월25일 이후 LG, GS, CJ, 한화, SK 등 상위 5개 지주사는 평균 21.7% 상승했다. CJ는 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영향권 아래 있었지만, 지주사는 대체로 강세를 유지했다.
지주사로 전환하거나 이를 새로 설립하는 기업도 크게 늘고 있다. 투자자로서는 투자 선택지가 늘어나는 셈이다.
지난해 4분기 이후 현대중공업, 롯데, SK케미칼 등 굵직한 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올해 7월 지주사 요건이 자산총액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변경되기 직전 중견기업 중 대주주 지배권 강화와 안정적인 후계구도를 위해 지주사로 전환한 상장사도 다수 등장했다. 코스닥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인 원익IPS, 이녹스, AP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이런 행보는 지주사 요건이나 행위제한 요건을 강화하는 개정안 상정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주사로 전환하는 추세는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주사는 그 자체만으로 행위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지배구조 투명성과 일관성 측면에서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업종 자체의 특성이 없어서 자회사의 실적과 가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자회사의 고른 실적 개선과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이 낮은 CJ와 LG가 주목된다”며 “업종별로 내년 영업이익 증감률은 방송ㆍ미디어, 제약, 음식료, 화장품 순으로 높게 나타나는데 이들 그룹은 관련 자회사를 통해 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주사로 안착 과정에 있거나, 전환 가능성이 큰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주사 전환기에 놓인 기업에 기대할 수 있는 점은 배당성향 증가나 상표권 수익 확대 등이다. 다양한 대주주 견제장치가 작동돼 기업 전략의 예측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 LG는 지난 2003년 지주사 전환 이후 2년간 주가가 132.7% 상승했다. CJ 주가는 지주사 전환 후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2009년부터 2년간 109.3% 올랐다.
신건식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환기를 앞둔 기업은 변화 자체만으로 시장에 기대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가도 긍정적”이라며 “지분율이 낮은 기업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주가 관리와 함께 외국인 장기투자자 유입 등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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