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간 수백만원대 복리후생비까지 갖춰 -. 낙하산 기관장+허술한 내부시스템’ 등으로 채용비리에 취약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채용비리가 적발되거나 의혹이 제기된 공공기관의 평균 연봉이나 복리후생비, 근속연수 등이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공공기관의 높은 임금과 복리후생비, 직업 안정성등이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 문화, 허술한 내부시스템 등과 엮이면서 채용비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최근 채용비리가 불거진 23개 공공기관의 임직원(기관장 포함) 평균 연봉은 7403만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9월 한국디자인진흥원, 대한석탄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서부발전, 강원랜드, 부산항만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해양환경관리공단,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11곳의 채용비리를 적발했다.
이외에도 원자력문화재단, 전략물자관리원, 로봇산업진흥원, 한국광물자원공사,한국수력원자력,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전KDN,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마사회 등 12개 기관도 국정감사 등을 통해 채용비리가 드러났거나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들 23개 공공기관의 임직원 평균 연봉은 전체 공공기관의 평균 연봉(6635만원) 대비 11.6% 많은 수준이다.
비리의혹기관 중 마사회의 평균 연봉이 9503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서부발전(9085만원), 중부발전(8979만원), 수력원자력(8970만원), 남부발전(8872만원)등 한전 자회사 등도 평균 9000만원 전후의 고임금 구조로 나타났다. 도로공사(8009만원), 토지주택공사(7628만원), 부산항만공사(7297만원) 등도 평균 연봉이 7000만원을 넘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근로자 1544만명의 연봉을 분석한 결과 평균은 3387만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정규직 평균연봉은 6521만원이었고, 중소기업 정규직은 3493만원이었다.
기관장과 임원이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이들 채용비리 공공기관의 평균 연봉이 전체 근로자의 2.2배에 달하는 것은 물론 대기업을 능가하는 셈이다.
신입직원의 초임 연봉도 채용비리에 연루된 공공기관의 평균이 3388만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평균(3358만원)에 비해 소폭 높았다. 채용비리 의혹 기관 중 한국석유공사(2885만원)와 토지주택공사(2716만 원)를 제외한 모든 기관의 신입사원 초봉이 3000만원을 넘었다.
매번 과도하다고 지적받는 공공기관의 복리후생비 분석 결과도 마찬가지다. 전체 공공기관의 연간 1인당 복리후생비(무상지급 기준)는 244만9000원인 반면, 비리 공공기관은 1인당 350만4000원으로 무려 43% 더 많았다. 강원랜드의 1인당 복리후생비는 479만7000원으로 전체 353개 공공기관 중 6위였고, 한국마사회는 453만8000원으로 10위 내에 들었다.
강원랜드와 마사회 외에도 비리 연루 공공기관은 경조비 및 유족위로금, 기념품비, 문화여가비, 보육비, 선택적 복지제도, 학자금, 행사지원비 등 대부분의 복리후생비 항목에서 전체 공공기관에 비해 많은 혜택을 누렸다.
평균 근속연수는 전체 공공기관이 10.2년인 반면,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된 기관은 13.5년으로 3.3년가량 더 길었다.
대한석탄공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무려 22년에 달했고, 토지주택공사(18.4년), 한국전력공사(17.8년), 한국도로공사(16.4년) 등도 직업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채용비리 공공기관들은 전체 공공기관에 비해서도 높은 연봉과 복리후생비 혜택을 누리면서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곳인 셈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연봉이 높다는 것은 공공기관이 국민의 눈에 숨어서 불필요하게 과도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뜻”이라며 “법적으로 수익을 보장해주니 채용비리를 저질러도 회사가 굴러간다. 공공기관의 이같은 높은 처우는 채용비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채용비리는 이처럼 민간이나 다른 공공기관들을 압도하는 근로여건으로 이들 공공기관에 취업을 청탁하는 이들이 몰리지만, 허술한 내부시스템과 고질적인 ‘낙하산인사문화’로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장 자체가 정관계 출신 낙하산이 많아 도덕적 정당성이나 업무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고, 자신의 자리를 마련해 준 정계나 관계의 청탁 등을 거절하지 못해 구조적으로 채용비리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들 채용비리 연루 의혹이 제기된 23개 기관의 현재 재임 중인 기관장의 출신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절반이 넘는 12명이 이른바 낙하산으로 분류됐다. 이 중 9명이 ‘관피아(관료+마피아)’였고, 친박계 국회의원 출신인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등 3명은 ‘정피아(정치권 인사+마피아)’로 나타났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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