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ㆍ물가 간 관계 약화 경기ㆍ구조적 요인 작용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한국은행은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성장과 물가 간의 관계가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 2015∼2016년의 성장세 둔화와 시장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며, 향후 성장세가 더 이어지면 물가 상승률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과 우리나라 모두에서 성장과 물가 간의 관계가 약화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의 경우 성장세가 잠재성장률(2.8∼2.9%)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확대됐지만 물가상승률은 1% 중반에서 크게 높아지지 않고 있다.

GDP갭률(잠재성장률과 실제 성장률 간 차이)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면 2000∼2007년엔 평균 0.18이었지만, 2010∼2017년엔 0.11로 하락했다.

허진호 한은 부총재보는 이에 대해 “구조적 요인과 일시적인 경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구조적으로는 노동생산성 증가세 둔화, 임금 협상력이 약한 시간제 취업자 비중 확대, 인구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고용과 임금 간 관계가 약화했다. 성장세가 회복해 고용이 늘더라도 임금이 그만큼 오르지 않아 성장과 물가 간 정(+)의 관계를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세계화 진전, 유통구조 혁신 등으로 국내외 경쟁이 심화하며 제품 가격 상승세를 제약하는 탓도 있다.

경기적 측면에서 보면 유휴생산능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 수요 측면의 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성장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데 약 4∼7분기가 걸리기 때문에 성장세 확대가 물가에 충분히 반영되는 데 시간이 다소 필요한 측면도 있다.

올해 선진국과 한국 등에서 물가상승률 둔화는 2015∼2016년 성장세 둔화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준 것이라고 한은은 추정했다.

한은은 구조적 요인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지만 경기적 요인은 상대적으로 빨리 해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향후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유휴생산능력이 해소될 경우 물가 오름세를 제약했던 경기적 요인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주요국과 우리나라의 성장세 지속 여부, 유휴생산능력 해소 속도, 이에 따른 물가 흐름 변화를 지속해서 점검하고 분석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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