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최근 중대재해가 빈빌하고 있는 타워크레인에 대해 정부가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노후 크레인을 연식을 짧게 등록하는 ‘허위연식’ 등록 관행이 업계에 만연하고 있었지만 그대로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최근 5년간 타워크레인사고는 24건이 발생했고 35명이 사망했다. 특히 지난해 9건이 발생해 9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했고 올들어서도 4건이 발생했는데 사망 13명, 부상 29명으로 갈수록 대형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국내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 32건을 분석한 결과, 사고발생은 설치ㆍ해체 작업중에 일어난 사고가 20건(62.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이어 사용 중 사고(12건)도 많이 발생했다. 사고발생 원인으로는 작업방법 불량 16건, 설비결함 13건, 태풍 등 기타 3건이었다. 안전관리 조치 강화 등으로 충분히 미리 막을수 있었던 ‘인재’라는 얘기다.
타워크레인 사고는 다수 작업자가 사망하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인접한 도로나 건물 등에도 피해를 주는 만큼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지만 안전성 관리체계가 부재한 가운데 구조적인 안전관리 공백으로 방치돼 왔다.
우선 업계에서 허위 연식 등록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등록 업무를 처리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연식을 검증하는데 전문정보 공유가 부족한 한계가 있어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특히, 최근 급증하고 있는 수입 크레인의 경우 수입업체가 제출한 수입면장이나 수입사실 증명서류를 통해 연식을 확인하는데 신고자가 거래송장을 위조해 수입면장에 허위연식이 기재된 서류를 제출할 경우 담당 공무원은 허위인지 검증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는 타워크레인 가운데 연식등록이 허위로 이뤄진 것이 상당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이번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통해 뒤늦게 타워크레인 노후화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여기다가 ‘원청-임대업체-설치ㆍ해체업체’ 간 복잡한 하도급 계약 관행으로 안전관리책임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상존하는 것도 사고발생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원청 건설사는 건설현장의 안전관리를 총괄해야 하지만 타워크레인 임대업체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책임에서 빠져나간다. 사용중 사고에 대해서는 원청에 책임이 있지만 설치ㆍ해체 중 사고는 원청에 책임을 묻기 어려운 구조다. 임대업체는 정비ㆍ보수 내용을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아 연식변경 및 허위조작, 부품짜깁기 등이 만연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5월22일 남양주 타워크레인 전도사고는 임대업체가 제작사 생산부품 대신 임의로 국내가공품을 사용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설치해체업체는 개인사업자들이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체계로 전문성이 떨어지고. 안전관리 역량이 부족하다. 전문자격 없이 제관기능사나 비계기능사 등 유사업무 관련 자격 보유자가 일하고 그나마 설치해체 교육은 이론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청의 안전관리책임을 강화하고 설치ㆍ해체작업자의 실습교육 강화와 전문자격제도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타워크레인 사고가 나더라도 충분한 제재가 이뤄지지 않아 예방효과가 적었다는 점도 문제다. 사망사고가 날 경우 사업주 등 처벌을 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제재가 미흡해 사업주의 안전관리에 대한 인식제고는 물론 안전관리 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사망사고 9건에 대해 87%가 벌금형이 부과됐고, 평균 벌금액은 4300만원 그쳤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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