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등 주요인사 7명 만나 與野정책위의장에도 협조 요청 처리시한 2주 앞두고 광폭행보

429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시한(12월2일)을 2주 남짓 앞두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원활한 국회 통과를 위한 설득전에 들어갔다. 김 부총리는 특히 여야 지도자와 국회의장 등을 1대1로 직접 만나 주요 민생사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예산안의 법정기일 내 통과와 정부의 사전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하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앞서 김 부총리는 그동안 논란을 빚으면서 수년동안 유예됐던 종교인 과세를 내년부터 시행하기 위해 종교단체 지도자들을 1대1로 일일이 만나 설득, 종교계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둔 뒤라 예산안 설득작업에서도 결실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김 부총리는 20일 국회를 방문해 하루 종일 여야 3당의 정책위 의장을 비롯해 당 대표 및 원내대표, 국회의장 등 7명의 주요 정치권 인사를 만나 예산안 처리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국회에서 상임위원회별 각 부처의 예산 심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조정소위원회가 본격 가동되면서 사실상 국회 통과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데 맞춘 것이다.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처리시한을 2주 남짓 남겨놓은 가운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야 지도자 및 국회의장 등 정치권 주요 인사들을 1대1로 직접 만나 국회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은 20일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하는 모습. [제공=기획재정부]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처리시한을 2주 남짓 남겨놓은 가운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야 지도자 및 국회의장 등 정치권 주요 인사들을 1대1로 직접 만나 국회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은 20일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하는 모습. [제공=기획재정부]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통과의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을 먼저 찾아 김동철 원내대표와 안철수 대표를 잇따라 만나 협조를 요청했고, 이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만났다. 오후에는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대화를 나눈 후 자유한국당을 찾아 정우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을 만나 예산안 처리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김 부총리는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로부터 혁신성장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등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 대표는 김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김 부총리의 혁신성장에 대한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국민의당은 일찍부터 혁신성장을 강조했고, 저도 개인적으로 혁신성장이 제대로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는 등 혁신성장 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안 대표가 혁신성장을 말해줘 제게 힘이 된다”며 “(우리경제의 성장을) 질적으로 국민이 체감하도록 하기 위해 혁신을 통한 생산성 증대가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정부 예산안에)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법정기한 내 처리를 당부드리러 왔다”며 “국민의당의 생각을 말씀해 주시면 겸허히 듣고 심의 과정에서 조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김 부총리의 1대1 직접 소통방식은 이전의 경제수장들이 국회 밖에서 정치권에 각을 세우면서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호소하는 등 일종의 ‘압박전술’을 동원했던 것과 다른 접근 방식이다. 이해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공감대를 넓혀가는 방식이다.

김 부총리는 앞서 논란이 됐던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서도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7개 교단 및 종파 지도자들을 일일이 만나 정부의 방침을 설명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를 통해 일부 조정을 요구하는 기독교계를 제외한 모든 종교계의 지지를 얻어 내년도 종교인 과세 시행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김 부총리의 국회설득 작업이 예산안의 법정기한내 통과로 결실을 맺게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정치권이 적폐청산과 국정원ㆍ검찰 등의 특수활동비 등을 둘러싸고 연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다,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등 굵직굵직한 이슈들도 미해결 상태이기 때문이다. 각종 복지예산 증액에 대한 야당의 반대도 여전하다.

다음주까지 정국 주도권을 위한 정치권의 ‘파워게임’과 정부의 예산안 설득작업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