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24살의 젊은 배우가 자신을 보여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법한데 이종석의 연기 폭은 의외로 넓었다. ‘닥터 이방인’은 이종석이 대단한 배우라는 점을 확인시켜준 드라마였다.
이종석은 멜로는 기본이고 의사로도 어울리고, 북한에서의 삶과 남북관계, 아버지의 죽음 등 ‘메디컬 첩보 멜로‘라는 모든 요소들과 잘 어울렸다. 심지어 아버지뻘 되는 흉부외과 문형욱(최정우)과도 좋은 ‘케미’를 형성했다.
‘닥터 이방인’은 수술 배틀이 반복되고, 정작 이들이 왜 대결을 벌이는가 하는 점은 늦게 밝혀져 ‘포텐’이 터지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심장수술을 놓고 벌이는 파워게임이 부각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탁월한 의술을 지닌 탈북 의사 박훈 역을 맡았던 이종석은 천재의사에서 환자를 최우선에 두는 따뜻한 ‘휴먼 닥터’가 되기까지의 성장과정을 잘 보여주었다.
수술기계로 살았던 초반의 모습에서 사명감이 투철한 진정한 의사로 성장해가는 박훈을 완벽하게 탄생시켰다. 슬픔과 분노, 눈물과 카리스마, 능청스러움과 웃음이 담긴 코믹과 액션, 멜로 등 모든 장르를 능수능란하게 표현하면서 ‘대체 불가 배우’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특히 이종석은 1분 1초도 같은 표정이 없을 정도로 시시각각 변하는 박훈의 감정 변화들을 치밀하게 담아내는 폭넓은 ‘극세사 연기’를 선보였다.
또한 아버지의 죽음을 되새기며 이면에 깊이 잠식돼있던 처절한 울분과 분노를 활화산처럼 터트려내는 가하면, 죽여도 시원치 않을, 원수의 목숨을 살려주면서 인간에 대한 휴머니즘을 끌어내 보는 이들을 감동케 만들었다. 평생 찾아 헤매다 다시 만나게 된 연인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조차 아깝지 않게 내던지는 ‘상남자’다운 매력은 물론 죽은 줄만 알았던 엄마와 재회한 후에는 참았던 그리움을 폭발시키며 오열하는, 밀도 높은 내면연기를 그려냈다.
고도의 감정선을 소화하는 궁극의 연기력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 한 부분도 어긋남 없이 ‘박훈 완전체’를 만들어낸 이종석의 고군분투 열연이 ‘닥터 이방인’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는 반응이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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