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대中 수출 50배↑…한국경제 성장 원동력 10년전부터 아세안 등 ‘넷스트 차이나’ 일본 교훈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경제 성장에 견인차인 중국이 리스크의 진원지라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내면서 정치ㆍ안보를 뛰어 넘는 새로운 전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기폭제가 됐듯이 상존하는 정치ㆍ안보 리스크를 감안하면 언제 또다시 불행한 사태가 벌어질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세안, 인도 시장 등에 적극 진출하는 중국을 넘는 ‘넥스트 차이나’ 전략이 구체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드갈등이 점차 해소되는 분위기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경제의 중국 의존성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과 함께 대안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한중 수교 체결 첫해인 1992년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6억5000만 달러, 수입액은 37억2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6년 대중국(홍콩 제외) 수출은 1244억 달러, 수입액은 약 869억 달러로 늘었다. 1992년에 비해 47배, 23배로 각각 증가한 것이다. 작년에 한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약 375억 달러(전체 무역흑자의 약 42%)의 흑자를 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를 보면 2016년 중국은 한국의 전체 수출액 가운데 25.1%, 전체 수입액 중 21.4%를 차지해 수출·수입 1위 상대국이었다. 국제무역센터(ITC)의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작년 중국의 전체 수출액 가운데 10.0%(1위), 전체 수입액 가운데 4.5%(4위)를 점했다. 양국 간 투자도 크게 늘었다. 2016년 중국이 한국에 직접 투자한 자금(FDI, 신고기준)은 같은 해 전체 FDI의 약 9.6%인 20억4917만 달러에 달했다. 1992년 105만6000달러였는데 1940배로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한국 측이 중국에 직접 투자한 돈은 2억2328만8000 달러에서 40억173만2000 달러로 약 18배 규모로 커졌다. 전체 국외 투자의 8% 수준이다.

중국과의 경제협력·교역 규모가 지나치게 커진 것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은 것과 같은 상황이라 우려도 낳고 있다. 중국 실물·금융 경제의 변동성이 여과없이 한국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연일 절하하면서 중국 증시가 폭락하고 한국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 사례다. 당시 코스피 1900선이 넉 달 만에 붕괴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사드 갈등으로 한국기업의 불이익 사례가 이어졌다. 한국 화장품 수입 불허, 한국 관광상품 판매 제한 등 직간접적인 보복 조치도 다수 있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중국인 여행객이 30% 줄면 관광수입이 약 56억 달러 감소하며 국내총생산(GDP)이 0.4% 축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간재·자본재 수출이 각각 5% 둔화하고 소비재 수출이 50% 감소하면 중국 수출이 7.5%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를 고려하면 한국의 수출 전략이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 정부가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어 주요 수출품인 중간재 시장의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간재 교역 흑자가 줄고 농산품·소비재 적자가 커져 2013년 628억 달러였던 대중국 무역흑자는 2016년 375억 달러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편중 부작용을 극복하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나 인도에 시장을 개척하는 이른바 ‘넥스트 차이나’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향후 성장·소비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본은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해 전기, 전자, 기계 분야 기업이 이미 10여년 전부터 아세안 국가에 생산망을 구축해 왔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신흥 시장이 중국을 대체할 수 없으므로 중국 전략을 쇄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의 소득 상승, 식품 안전 중시, 환경친화적 성장 추구,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라 수입이 확대되는 업종에서 한국의 공급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중국 현지기업의 부상에 대응해 브랜드 위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올해 1~8월 중국의 소비재 수입은 10.9% 증가했지만, 한국산 소비재 수입은 4.0% 감소했다. 조빛나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드갈등 이후 중국 시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졌으나 오히려 중국시장과 소비자를 더욱 철저히 분석해 맞춤형 상품과서비스로 재정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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