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4ㆍ미성크로바 등 빠져 조사 대상 선정 기준 공개 안해 보여주기식 조사 우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비리를 막기 위해 진행한 조사가 ‘비리의심 현장’을 대부분 외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건축 수주 복마전에 칼은 빼들었지만 결국 ‘써는 시늉’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국토부와 서울시는 지난 15일 서울 강남의 재건축 조합 5곳에 대한 현장점검을 마쳤다. 대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 서초 신동아, 방배 13구역 등 올해 시공사 선정을 마친 서초구의 재건축 조합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시공사 선정과 관련한 조합 운영 및 예산 집행, 용역 계약, 조합원 총회 등의 적정성을 위주로 점검이 이뤄졌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이번 점검에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법률 검토 등을 거쳐 내년 1, 2월 무렵까지 조치할 사항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중요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수사 의뢰나 인허가 취소 등의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

이번 점검은 강남 재건축 시공권 수주전이 과열돼 건설사가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살포하는 일이 만연하고, ‘수천만원의 이사비를 주겠다’, ‘초과이익환수금을 대납해주겠다’는 등의 불법적 공약이 등장함에 따라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이뤄졌다.

그러나 시공사를 선정한 조합 중 일부를 선별해 조사하면서 비리 의혹이 제기된 사업장들은 외면했다. 특히 서초구 한신4지구, 송파구 미성크로바 등 잡음이 컸던 조합은 조사 대상에서 빠져 형평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신4지구는 시공권 입찰에 참여한 GS건설이 수주 과정에서 금품 수수가 있었다며 직접 제보받은 증거를 공개했고, 경찰 수사까지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미성크로바는 조합원들에 대한 금품 살포가 언론을 통해 여러차례 보도됐고 ‘초과이익환수금 대납 공약’도 나오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사를 받은 조합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겠지만, 인력 문제 등의 현실적인 이유로 전수 조사를 할 수 없었다”며 "조사대상 선정기준은 국토부와 협의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신4지구와 미성크로바가 제외된 이유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 중인 곳이어서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조합과 조합원, 건설사가 묵시적 공범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을 포착하지 않는 이상 이미 지나가 버린 비리의 증거를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수사기관과 협조 없이 민간 전문가들만 동원해서 조사한 한계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장점검은 조합에 찾아가 문서를 확인하는 형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문서화되지 않은 비리들이 적발될 수 없다”며 “결국 자잘한 운영상의 문제점 지적에만 그칠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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