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한 두개 구입 수십만원 훌쩍 -부모들, 고가 불구 아이들위해 선택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아빠산타는 올해도 어김없이 등골이 휜다.’
7살과 5살 아들 둘을 둔 직장인 이병기(42) 씨는 25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며칠전부터 아이들이 찜해 둔 선물 목록을 살피고 있었다. 아이들이 선택한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레고 시리즈와 합체 로봇 장난감이었다. 그런데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장바구니에 담아보니 가격은 32만원. 이 씨는 “지난 어린이날에는 집안 행사도 있고해서 그럭저럭 잘 넘어가 이번 크리스마스는 아이들이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기로 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며 “우리 어린시절에는 몇만원도 안됐던 장난감들이 지금은 너무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씨는 그래서 그 선물은 못샀다고 했다.
25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장난감의 월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12월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12월은 어린이날이 있는 5월 보다 75% 가량 판매량이 많았다. 또 가장 비싼 장난감을 구입하는 시기 역시 12월로 나타났다. 지난해 월별 장난감 판매 건수에 따른 평균 구매 금액(객단가)을 살펴보면 12월 장난감 구매 단가는 연 평균 보다 10% 가량 높았다. 이는 가정의 달인 5월에 비해서도 7%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들은 그래도 1년에 한번 뿐인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생각에 울며 겨자 먹기로 지갑을 열 수 밖에 없다.
초등학교 고학년의 자녀를 둔 외벌이 한모 씨는 “아이를 위해 40만원이 넘는 게임기 세트를 하나 6개월 할부로 구입했는데 내년 5월까지 할부금을 갚고나면 다시 어린이날 선물을 준비해야 할 생각을 하니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며 “고가의 선물 때문에 부담이 크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게임기 등 고가 제품들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위메프는 최근 한 달(11월20일~12월19일)간 장난감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가정용 게임기 판매량이 240.28% 급증했다. 티몬도 이달(19일 기준) 들어 가정용 게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209% 급등했으며 같은 기간 로봇 및 작동완구의 판매량은 70% 늘었다.
이처럼 고가 장난감들이 인기를 끌면서 업체들이 웃음꽃이 피었지만 부모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경제적 부담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현상은 1년에 한번뿐인 기념일이라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지만 고가의 제품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따라하려는 경향이 일어날 수 있다”며 “산타의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동심을 생각해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이 어린이날 보다 크리스마스에 신경을 더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선물 품목도 어른들이 선호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더 인기가 높았다”고 덧붙였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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