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통위, 애플 측에 정확한 사실 경위 확인 요구…제재 검토 - 국내 소송 움직임도 본격 “재물 손괴죄, 업무방해죄 등 적용 가능”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낮춘 이른바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도 애플을 상대로 한 소송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28일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고의적 성능 저하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애플코리아 측에 구체적인 설명 자료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지, 방통위 차원에서 제재 조치를 할 수 있는지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방통위가 애플에 적극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애플을 방통위의 제재 대상이 되는 ‘전기통신사업자’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방통위 내부적으로도 해석이 엇갈린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사업자를 ‘부가통신사업자’로 볼 수 있을지도 명확하지 않다.

방통위는 이 기준에 따라 애플에 정보통신망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의 법률적 잣대를 적용할 수 있을지를 집중 검토하고 있다.

만약 방통위의 제재가 불가능하다면,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제품의 성능을 고의로 낮춘 이번 사안을 방통위의 제대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내부 검토와 전문가의 법률적 자문을 거쳐 최종적으로 결론을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 제재와 별개로 국내에서도 소비자들의 소송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가 이날부터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한 소송인단을 모집한데 이어, 법무법인 휘명도 집단 소송을 예고했다. 법조계는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가 형법, 민법에 걸쳐 범죄가 성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휘영 법무법인 휘명 변호사는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낮춘 것은 형법 ‘재물 손괴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해 업무에 문제가 생겼다면 업무 방해죄까지 검토해볼 수 있다”며 “더 나아가 의무를 불이행한 것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도 검토해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애플은 최신 OS업데이트를 실시하면서, 소비자에게 고지하지 않고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낮춘 것이 드러나면서 미국, 이스라엘 등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