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는 2%대 예금 11개 은행들 “대출금리 못올리니” 소비자 “투명하지 못했으니” 지난해 11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며 저금리 시대의 종말을 알렸지만 이벤트성 상품을 제외하면 2%대 예금은 11개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눈에 불을 켜고 가산금리 인상을 단속하자 은행들은 예금금리 인상을 미루며 예대마진을 유지하려는 모습이다.

8일 국내 은행들이 판매하는 1년 기준 예금 중 특판이나 공동구매 등 이벤트성 상품과 우대금리 적용 조항을 제외한 2%대 금리 상품은 11개였다. 카카오뱅크의 카카오정기예금(2.20%)과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2.15%) 등 인터넷 전문은행 상품이 가장 높은 금리를 줬다. 이어 광주은행의 쏠쏠한 마이쿨예금(2.10%),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 예금통장(2.10%) 등 지방은행이 고금리 예금을 제시하고 있었다. 2%대 예금 중 시중은행 상품은 SC제일은행의 e-그린 세이브 예금(2.00%) 뿐이었다. 이 예금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될 때 많이 팔릴 수록 이자를 더 주는 공동구매 상품으로 나왔는데, 가입 고객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는 이자가 2%대로 올라갔다.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4대 시중은행 상품은 예금 금리가 높은 순으로 살펴봤을 때, 상위 40개 중 절반도 안됐다.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은행의 상품은 예금 금리 상위 40개 중 11개에 불과했다.

은행권에서는 ‘고금리 예금’의 등장이 미흡한 것에 대해 대출 금리에 손 대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라 설명한다. 예금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조달 자금이 상승한 것이기 때문에 대출 금리도 조정이 되어야 하는데, 최근 당국이 대출 금리 인상에 매서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어 예금 금리 인상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올리지 못하게 꽉 쥐고 있으니 예금금리를 올릴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반면 소비자단체들의 입장은 반대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예전에도 금리 인상기를 보면 예금 금리는 기준금리나 대출금리 보다 훨씬 뒤늦게 움직였고, 상승 폭도 대출금리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며 “그 동안 은행들의 금리 인상 관행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 정부가 대출금리 인상을 억제하는 것도 그만큼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현정 기자/kate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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