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재요청 배경

청와대로선 불가피한 선택…임명강행 분위기는 아닌듯 법 절차 지켜 ‘명분’ 쌓고…자진사퇴 퇴로 열어 ‘실리’ 의도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김명수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ㆍ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ㆍ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등 3인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국회에 재요청한 건 불가피한 선택으로 일단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들에 대한 임명 강행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과 청와대 기류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임명 강행으로 봐야 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고 말한 것도 궤를 같이 한다.

청와대가 명분과 실리를 챙기려 한다는 분석이 오히려 설득력 있다. 인사권자인 박 대통령이 경과보고서 채택을 국회에 재요청한 것은 인사청문회법상 정해진 절차를 모두 거치는 행위로서, ‘명분’에 해당한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조치가 정치권의 반발을 사 재차 또 여당에서조차 ‘불가(不可)’ 기류가 거센 김명수ㆍ정성근 후보자에게는 스스로 사퇴할 수 있는 퇴로를 터주어 ‘실리’도 챙기는 효과도 의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은 최후의 순간까지 ‘지명철회’라는 부담을 스스로 떠안지 않게 되는 셈이다.

인사청문회법에는 정해진 시한(20일)까지 국회가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시한을 정해 국회에 보고서 채택을 다시 요청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박 대통령은 바로 이 절차를 이날 밟기로 한 것이며, 시한은 하루로 잡은 걸로 전해졌다. 민경욱 대변인은 시한과 관련해 ‘하루 정도로 생각하면 되나’라고 묻자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관건은 이들 3명이 ‘패키지’로 묶여 또 한 번 국회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과정에서 몇 명이나 이를 통과할지다. 일단 김명수ㆍ정성근 후보자 등 ‘문제적 2인’은 청와대와 여당인 새누리당 측 모두 큰 부담을 안고 있어 ‘버리는 카드’로 결론 날 공산이 크다. 김명수 후보자는 일찌감치 논문표절 등의 시비로 ‘부적격 판정’이 내려졌고, 정성근 후보자도 폭탄주ㆍ거짓말 논란이 결격사유로 꼽힌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여ㆍ야 원내대표 등 수뇌부와 회동한 자리에서 이들 후보자에 대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의 재고 요청을 받고 “잘 알았고, 참고하겠다”고까지 밝힌 만큼 국회와의 소통 채널 상시화라는 ‘대의(大義)’확보 차원에서도 임명 강행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이 보고서 재요청 시한을 하루로 잡은 건 이들이 ‘자진사퇴’를 결정하라는 사실상의 ‘데드라인’을 설정한 걸로도 읽힌다.

정종섭 후보자는 생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야권의 주장대로 김명수ㆍ정성근 등 2인의 거취가 결정된다면 적어도 정종섭 후보자 한 명은 보고서를 채택해 박 대통령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정치적 셈법’이 개입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르면 16일께 이들 3명 가운데 일부에 대해서만 청문회를 통과한 나머지 장관후보자와 함께 임명장을 수여하고 2기 내각을 출범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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