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맞선 디벨로퍼 정세권 기념사업 열려 일본 주거지 증가 대응…북촌마을 등 한옥 공급 힘써 “도시재생, 디벨로퍼 나침반 될 것” 기대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조선 최초 디벨로퍼’로 불리는 일제강점기 건설업자 정세권 선생에 대한 기념사업을 서울시와 건설업계가 추진한다. 현대 도시재생과 디벨로퍼의 역할에 대한 나침반이 돼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와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대한건설협회는 정세권 선생에 대한 기념 사업을 벌이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사업은 토론회, 전시회 등을 위주로 기획 중이며 이르면 이달 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정세권 선생은 1920년대 경성 익선동 166번지 개발을 시작으로 가회동ㆍ삼청동ㆍ봉익동ㆍ성북동ㆍ혜화동ㆍ창신동ㆍ서대문ㆍ왕십리ㆍ행당동 등 경성 전역에 한옥 대단지를 조성한 인물이다.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북촌 한옥마을의 한국적인 풍경도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그의 이러한 사업은 경성에서 일제에 맞서 조선인들의 주거지를 지켜낸 행동으로 최근 새롭게 평가되고 있다. 당시 경성은 지방의 조선인들이 이주해오고, 일본인들도 인구가 급증하면서 주거지 확보 경쟁이 일어나던 상황이었다. 남촌에 자리잡고 있던 일본인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조선인들의 주거지인 북촌으로까지 진출하려고 했다.
이에 정세권 선생을 비롯한 당대의 디벨로퍼들은 북촌 땅을 사들여 대단지의 한옥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맞대응 했다. 기존에 북촌에 있던 고관대작들의 대저택을 작은 규모의 한옥 여러채로 나눠 지은 것이다. 아파트를 지을 수 없었던 현실 속에서 공급을 늘리는 최선의 수단이었고, 정세권 선생이 경성에 공급한 한옥은 수천 호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일종의 도시재생사업을 벌인 것이다.
그러나 당대에는 이러한 사업에 대한 평가가 박했다. 소규모 주택의 밀집을 낳는다는 점에서 주거환경을 악화시킨다는 평가를 받았고, ‘집장사’라는 비난도 사야 했다. 대저택을 소형 주택으로 쪼개 파는 과정은 많은 이윤을 남기기도 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일제의 도시계획에 저항한 물산장려운동의 일환으로 평가하는 것이 더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정세권 선생은 조선물산장려회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가 공급한 주택 덕에 조선인은 경성에서 인구를 늘릴 수 있었고, 일제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길렀다.
정세권 선생 기념 사업은 오늘날의 도시재생과 디벨로퍼의 역할론에도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노후화된 도심이 늘어나면서 이들 지역을 되살리는 일의 중요성이 부각된 가운데, 디벨로퍼가 도시재생의 주체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기념 사업이 도시재생에 있어서의 민관 협력 확대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 관계자는 “디벨로퍼는 땅의 잠재가치를 이해하고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지만 국내에는 생소한 개념이고 부정적 인식도 큰 상황”이라며 “선구적 디벨로퍼였던 정세권 선생을 통해 디벨로퍼에 대한 인식 개선과 나아갈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paq@heraldcorp.com
![옥택연 25억에 낙찰받은 그집, 75억이 됐다…류현진 부부도 사는 강남 고급빌라 [초고가 주택 그들이 사는 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4/news-p.v1.20260904.6851255acf834221b5039de0a2498eb5_T1.jpg?type=h&h=240)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