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당제 위협받자, 한국당과 같은 움직임 - 새 정치 위해 구태 반복해야 하는 역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다당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정치철학 그 자체인 다당제가 비례대표를 출당하면 흔들린다. 캐스팅보트를 위한 최소 의석수에 미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22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비례대표 의원은 개인에 대한 투표가 아니다”며 “정당 지지로 말미암아서 비례대표 의원이 탄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의원은 개인역량이라기보다 정당의 자산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통합 상대인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 문제에 전혀 다른 의견을 보였다. 유 대표는 “정치인은 정치적인 의사를 존중하는 게 맞다”며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똘똘 뭉치는 것이 정당의 힘”이라고 반박했다. ‘출당시키라’는 것이다.
안 대표와 유 대표가 비례대표 문제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는 정체성 차이 때문이다. 유 대표에게 다당제나 새 정치는 정치신념이 아니었다. 유 대표가 말하는 올바른 정치는 바른 ‘보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정당은 안보관 등이 맞는 사람끼리 하는 것이 맞다”고 한 발언도 이러한 신념의 연장선이다.
반면, 안 대표에게 다당제는 정치의 목적이나 다름없다. 그는 정치 인생 출발부터 새 정치 그리고 다당제를 외쳤다. 이에 실패하면 ‘정치인 안철수’도 없다. 때문에 비례대표 문제는 안 대표에게 앓는 이가 될 수밖에 없다. 얼마나 의석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다당제의 성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121석)에 정의당과 정세균 국회의장 표를 합치면 128석이다. 호남계 신당이 21석만 얻으면 단독으로 민주당과 과반을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통합개혁신당이 국회에서 존재감을 알릴 방법은 한국당과의 협조뿐이다. 절대 싫다던 보수연대가 완성된다.
결국, 안 대표는 한국당 행태를 그대로 답습했다. 비례대표 문제는 자유한국당에서 먼저 불거졌었다. 바른정당으로 가고 싶었던 김현아 의원을 한국당이 막았다. 이번엔 안 대표가 한국당 역할을 맡았다. 한번 구악을 행하고, 다당제를 실현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대표 조배숙 의원은 “국민의당 비례대표 전원을 출당할 것을 제안한다”며 “국민이 만들어준 비례대표가 다당제와 햇볕정책을 선택할 것인지, 안 대표를 따라갈 것인지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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