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사망자 39명, 부상 151명 등 총 190명의 사상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를 계기로 중소병원 환자들을 ‘화재 사각지대’에 방치한데 대해 ‘정부책임론’이 비등하고 있다.

병원은 거동이 불편한 입원환자들이 많은 곳이라 다른 건물보다 소방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매번 참사가 빚어지고 나서야 ‘사후약방문’ 식으로 찔끔찔끔 규정을 강화하는 정부의 ‘뒷북행정’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밀양 세종병원 참사는 스프링클러만 설치돼 있었더라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중소병원을 화재 사각지대에 방치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밀양 세종병원 [사진=헤럴드경제DB]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밀양 세종병원 [사진=헤럴드경제DB]

정부는 21명이 사망한 2015년 장성 효실천나눔사랑요양병원 사건 이후 스프링클러 설치 규정을 강화했지만, 세종병원과 같은 중소병원은 설치 의무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앞서 2010년 경북 포항의 노인요양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10명의 노인이 사망하자 정부는 소방시설법 시행령을 개정해 24시간 숙식을 제공하는 노인·장애인 요양시설 등은 건물 면적에 상관없이 간이 스프링클러 등의 설비를 반드시 설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역시 노인·장애인이 상주하는 요양병원은 그 대상에서 빼놓았다가 2015년 장성의 요양병원에서 21명이 사망하자 시행령이 뒤늦게 개정됐다. 다만, 당시에도 세종병원과 같은 중소규모 의료기관의 소방시설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상 5층 높이에 한층의 바닥면적이 394.78㎡인 세종병원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스프링클러 설비를 설치해야 하는 의료시설은 시설 바닥면적 합계 600㎡ 이상 정신의료기관·요양병원, 층수가 11층 이상인 의료기관, 또는 층수가 4층 이상인 층으로바닥면적이 1000㎡ 이상인 의료기관으로 정해져 있다. 바닥면적 합계 600㎡ 이하 요양병원은 간이스프링클러를 설치하게 돼 있다.

요양병원도 아니고 대형병원도 아닌 세종병원과 같은 규모의 일반 병원은 법적으로 불이 났을 때 자동으로 불을 꺼주는 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세종요양병원은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달아야 하지만 아직 설비를 설치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시행령은 신규 설립 의료기관이 아닌 운영 중인 요양병원에 대해서는 올해 6월 30일까지 스프링클러 설치를 유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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