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여성 1급 통상교섭실장에 유명희 장관 비서관에 김태희 서기관 임명
정부 부처 가운데 대표적인 ‘남초(男超)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최근 ‘여풍(女風)’이 거세게 불고 있다. 1948년 상공부가 설립된 이래 산업부에서 70년 만에 처음으로 ‘공무원의 별’이라고 불리는 1급(고위 공무원 가급)과 장관 비서관에 각각 여성 공무원이 발탁됐다.
5일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1일자로 백운규 장관 비서관에 김태희(39) 서기관이 임명됐다.
장관 비서관은 장관의 일정과 장관실 회계 등 대내외적 업무를 담당하면서 장관의 손발 역할을 한다. 그간 정부 부처 장관들이 남성으로 채워지다보니 장관비서관은 ‘금녀(禁女)의 영역’이라고 표현될 만큼 여성들의 진입이 제한돼 왔다.
그러나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이런 관행을 산업부 설립 70년 만에 과감히 깼고 장관 비서관에 김 서기관을 기용했다. 김 비서관은 행정고시 48회로 한양대 경제학과,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회계학(석사), 영국 엑서터대 회계학(박사) 등에서 학위를 받았다. 또 녹색성장위원회와 자유무역협정상품과, 통상정책 총괄과, 다자통상협력과 등에서 실무를 두루 섭렵하면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달 29일 통상교섭실장에 유명희(51) 전 통상정책국장을 임명했다. 이로써 유 실장은 ‘산업부 첫 여성 1급’, ‘통상협상의 야전사령관’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여성가족부나 교육부 등 사회부처가 아닌 경제부처에서 행시 출신 1급 여성 공무원이 탄생한 것을 드물 사례다.
유 실장은 서울대 영문과 출신으로 행정고시 35회에 합격, 1992년 총무처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3년 뒤 통상산업부의 통상전문가 선발에 합격해 산업부로 옮겼다. 한국·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 때 유일한 여성 통상 전문가로 협상에 참여했고 싱가포르가 무리한 조건을 요구하자 그대로 협상장을 박차고 나와 한국의 칼라 힐스(전 미국 USTR 대표)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2006년 한미 FTA 협상 당시에는 서비스와 경쟁 두 개 분과를 진두지휘하며 맹활약한 바 있다.
유 실장은 앞으로 한미 FTA 개정 협상 등 우리나라의 무역협정의 최일선에서 협상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2006년 당시 미국 측 FTA 협상단을 이끌었던 웬디 커틀러 전 USTR 부대표와 협상 테이블에서 맞은 편에 앉는 직급이다. 아울러, 대표적인 남성 공무원의 업무 영역으로 여겨졌던 철강화학과에도 이우진(29) 여성 사무관이 입성한 상태다. 이 사무관은 미국 등 주요국과의 철강 통상 관련 대응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철강 수출국에 적용할 수입 규제 조치를 담은 것으로 알려진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대응하고 있다.
산업부 한 인사담당자는 “백운규 장관은 관행적으로 남성 공무원이 맡아왔던 주요 업무에 능력있는 여성을 기용하겠다는 인사방침을 세웠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형평인사 원칙에 맞게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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