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금번 시주석 방한은 이전의 중국 지도자와는 달리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에 한ㆍ중 관계의 획기적 변화를 시사했다. 중국으로서는 우리나라가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 한ㆍ중 교역은 수교 당시 대비 35배 이상 늘어 작년 말 기준 연간 2289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우리 전체 교역량의 21%를 넘어선 것으로, 연간 교역량 2, 3위인 대미, 대일 교역량 합계를 넘어선 수치다.

이런 양국 경제관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키기 위해 양국 정상이 뜻을 모았다. 금번 정상회담에서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타결을 위한 노력 강화’를 선언하고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리고 양국 정상의 인식과 결단을 구체화하기 위해 양국 협상단이 이번 주 대구에서 열리는 제12차 한ㆍ중 FTA에서 진전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양측의 입장차가 커 연내 타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상품분야에서는 정부가 우리 민감 산업을 최대한 보호해 나가면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우리의 농수산물 개방을 요구하는 중국과 중국 제조업의 개방을 요구하는 우리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혹자는 이미 한중 경제협력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FTA를 체결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그러나 언제까지 현재의 상황이 유지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특히 우리 주력 수출품목의 수출 증가율 감소로 인해 최근 우리의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가 감소세로 돌아섰고, 중국 정부의 가공무역 규제강화로 우리나라의 중국 내 수입시장 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FTA를 통한 중국 내수시장의 개척이 절실하다. 게다가 우리의 대중 수출 경쟁자인 대만이 중국과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상품무역협상을, 미국, 유럽연합(EU)이 중국과 투자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 상태에 안주하는 것은 곧 우리 기업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ㆍ중 FTA는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ㆍ중 FTA가 성공적인 FTA가 되기 위해서는 협상 대표단의 노력 뿐 아니라 실제 그 효과를 맞이하게 될 업계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대중 주력수출산업의 경우 한ㆍ중 FTA 효과를 즉각적으로 누리기 위해 FTA활용전략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 둘째 마케팅 강화, 현지기업과의 협력 등을 통하여 새로운 서비스, 투자 교역조건을 충분히 활용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셋째 우리 농수산물의 대중수출기회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취약산업의 경우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당시 국내에서는 과연 우리 경제에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 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13년이 지난 지금 중국의 WTO 가입이 우리에게 있어 큰 기회였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한ㆍ중 FTA 역시 마찬가지로 10~20년 뒤 우리 경제 재도약의 호재로 평가받을 것이라 확신한다. 한ㆍ중 FTA에 대비한 우리 업계의 철저한 준비를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