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국회팀]선거의 3대 요소는 ‘구도’와 ‘인물’, ‘공약’이다. 여와 야, 진보와 보수 누가 바람을 타서 유권자들을 최대한 많이 투표장으로 이끌 수 있느냐가 구도라면, 어떤 후보를 내세우냐에 따라 5% 내외의 추가 득표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공약 선점에 따라 구도, 즉 바람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이번 지방선거를 좌우할 3대 선거 요소의 흐름은 100일 남은 시점까지 모두 안갯속이다. 구도는 여야 합종연횡이, 인물은 ‘미투’가, 공약은 남북관계와 실업률 등이 중요 변수로 꼽힌다.

▶결과 180도 바꿀 수 있는 구도=6월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 중 하나는 ‘구도’다. 다자구도냐 일대일 구도냐에 따라 결과는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일단 이번 지방선거는 표면적으로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당인 바른미래당이 출현함 따라 다자 구도로 시작됐다. 하지만 선거가 다가오면 다자구도에 변화가 생길 공산이 크다. 이른바 ‘보수 야권 단일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보수야권 후보에 맞서 민주당-민평당-정의당 등 진보세력의 선거연대 가능성도 단골 메뉴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연대 여부다. 보수를 대변하는 한국당과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동안 ‘북한의 김영철 방남 반대’, ‘북핵 폐기’ 등 한국당과 같은 목소리를 내온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대를 할 수 있다는 여권의 시각이다.

특히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수도권에서 양당의 연대 가능성이 가장 많이 언급된다. ‘서울시장 후보로는 바른미래당의 안철수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 후보르는 자유한국당 소속 남경필 지사’의 대표론이다. 일단 두 당 모두 후보를 냈다가 선거 막판에 여당의 견제를 위해 지지를 표명하고 사퇴하거나 애초에 후보를 내지 않는 식이다.

진보성향 후보의 연대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민평당-정의당의 연대 여부다. 특히 진보성향의 민평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이 논의되고 있는 시점이라 그 가능성은 더 커졌다. 보수 후보가 단일화 될 경우 이에 에 맞서 진보성향의 후보들이 연대해 이에 맞서는 식이다. 박지원 민평당 의원은 최근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 구성과 관련해 “민주당 민평당, 정의당이 개혁세력으로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걸리면 ‘선거 끝’=‘미투’ 운동이 지방선거를 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여야를 막론하고 ‘성문제 인사는 배제’ 원칙을 세웠지만, 사전검증은 어렵다. 또 사후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성폭력ㆍ성매매 범죄 경력에 대해서는 기소유예를 포함해 형사처분 시 예외 없이 부적격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야권도 성문제는 엄격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는 밝혀진 내용에 대한 후보검증으로,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과거 사실을 공개하는 미투운동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공천과정에서 피해자로부터 문제가 제기되지 않으면 배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가해자가 ‘연애감정으로 한 일이고, 결백하다’고 착각하는 일도 있기에, 후보가 인지하지 못한 성희롱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폭탄’이 진영을 막론하고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수백에 달하는 후보 숫자도 부담이다. 대통령 선거처럼 철저히 조사하기란 불가능하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당이 나서서 뒷조사할 권한도 없고,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사후 대처 방법도 사실상 없다. 인터넷에 나온 주장만을 가지고 선거 도중 후보를 교체하기도 힘들다. 미투운동을 적대진영이 정치적으로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던지고 보는 식으로 가는 진흙탕 지방선거는 여야 모두에게 부담이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후보와 캠프에서 성 관련 사건이 터지면 정치인 개인차원을 넘어, 정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투운동은 여심을 넘어 국민 표심 전체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컸다”고 설명했다.

▶안보 공약이 흔드는 지방선거?=김영철 방남이 정치권에 가져 온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여당은 경색된 남북관계의 해빙무드를 이어가기 위해 남북정상회담 추진 등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반면 야권은 남북관계를 포함한 안보 이슈를 100일 앞으로 다가 온 선거 당일까지 가져가며 보수 결집에 나서겠다고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 평화 무드가 무르익으면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대로 정부의 의도와 달리 미국과 북한의 대화가 쉽게 이뤄지지 않고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고, 이 가운데 우리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가 계속된다면 여권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현 정부에 안보 이슈가 위기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올림픽은 돌파했다고 보고 4월 실시 얘기가 나오는 한미연합훈련을 특사로 뚫겠다는 것”이라며 “미 정부도 한반도 정치 지형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선제공격이 쉽지 않을 것이고, 미국의 그러한 태도를 이끌어낸다고 하면 그것만으로도 대북 해빙무드는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안보이슈가 현 정부의 중간평가가 될 수 있느냐라는 점에서 (야당 입장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보수 결집이 된다고 하더라도 결집의 정도가 분산돼 있어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통상 압박 등 내 삶과 직결되는 사안들에 대한 평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보수층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 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집회에 3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김영철 환대 논란에 보수민심이 동요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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