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제주도 소길리 주민인 가수 이효리가 4ㆍ3사건 희생자를 시(詩)로 위로해 눈길을 끌었다.
3일 오전 10시 제주 봉개동 4ㆍ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ㆍ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이효리는 이종형의 시 ‘바람의 집’을 낭독했다.
이날 이효리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검은색 정장을 단정하게 입고 단상에 올랐으며 담담하게 “당신은 물었다/봄이 주춤 뒷걸음치는 이 바람 어디서 오는 거냐고”라며 시를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어 “밟고 선 땅 아래가 죽은 자의 무덤인 줄/봄맞이하러 온 당신은 몰랐겠으나…(중략)…동백꽃 주검을 당신은 보지 못했겠으나”라며 시를 낭송하는 내내 차분하게 울리는 시구의 낱말과 제주의 바람, 햇살, 그리고 배경과 단상의 붉은 동백꽃 센터피스가 묘한 울림을 주며 유가족 등 참석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바람의 집’은 제주 4ㆍ3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시로 유명하다.
올 추념식은 ‘슬픔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내일로’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이효리는 가수 루시드폴과 함께 국가지정일 이후 이 행사에 처음으로 참여하는 대중가수가 됐다.
이날 이효리는 시 낭송 외에도 기념식의 주제를 설명하는 해설자로서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효리가 ‘추념식’에 참석하게 된 계기는 현재 방송되고 있는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2’의 지난 2월 방송분과 관련이 깊다.
당시 민박을 한 한 자매가 ‘4ㆍ3항쟁 기념관’을 방문한 뒤 “역사에 무지했던 게 무의식적으로 모든 역사를 학살해버리는 것”이라고 말하자 이효리는 공감하며 70년 전 제주에서 벌어진 민중항쟁인 ‘4ㆍ3 사건’을 설명했다.
‘4ㆍ3 사건’은 지난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5년 넘게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는 남조선노동당(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와 미 군정의 강압을 계기로 제주도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으로, 무력충돌과 과잉진압 과정에서 약 3만명의 민간인들이 희생을 당했다.
지난 2014년 4ㆍ3 희생자를 기리는 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으나 아직까지도 이 사건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앞서 유가족이라 밝힌 한 네티즌은 이효리 팬카페에 추념식에 참석하지 말라는 글을 남겨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이효리는 뮤지션인 이상순과 결혼 후 제주도 소길리에 정착해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다.
jo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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