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세 JGTO 더크라운스 우승 90kg 넘던 체중, 82kg로 감량 간결한 스윙으로 마침내 결실
‘제주도 야생마’ 양용은<사진>이 46세 나이에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더크라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해 일본과 미국, 유럽을 거쳐 다시 일본으로 돌아온 그는 12년만에 일본 무대에서 5승째를 추가했다.
양용은은 2009년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우즈를 꺾고 우승하며 포효한 선수다. 지금까지도 아시아 남자 선수가 메이저 골프 대회를 제패한 것은 이때의 양용은이 유일하다.
그의 골프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 같았다. 시작부터 그랬다. 기골이 장대한 부친을 닮아 어렸을 때부터 힘이 셌던 양용은은 중고등학교 시절 보디빌더를 꿈꾸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무릎 인대를 다쳐 수술 중에 흉터를 남기면서 그 꿈을 접었다. 골프를 시작한 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세 때 제주도 한라연습장에서 볼 줍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부터다. 2002년 SBS프로골프최강전에서 당시 쟁쟁한 선배들인 최상호, 박노석을 연장전에서 꺾고 우승하면서 골프 인생이 폈다.
2009년에 혼다클래식에서 PGA투어 첫승을 거둘 때도 새옹지마 같았다. 1년간은 수없이 컷 탈락하면서 출전권을 잃었고, 다시 Q스쿨을 봐서 출전권을 유지했다. 혼다클래식은 대기 선수로 출전해서 거둔 우승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해 PGA챔피언십에서 2타차 선두로 나선 타이거 우즈를 마지막 날에 꺾고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우승했다.
양용은은 2010년에는 유러피언투어 볼보차이나오픈과 한국오픈에서 2승을 거둔다. 하지만 더 이상 PGA투어에서의 우승을 보기는 힘들었고 서서히 투어에서 사라져가는 듯했다. 스윙을 교정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이미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다가 택한 것이 JGTO투어였다. 지난해 Q스쿨에 도전해 수석으로 통과해 출전권을 얻었다.
긴 슬럼프에 빠졌던 양용은은 12년만에 JGTO에서 승수를 보탰다. 그동안 90kg이 넘던 체중을 82kg으로 줄였고 스윙을 간결하게 조정했다. 이 대회는 그가 2004년부터 3년간을 출전하면서 매번 톱10에 들었던 좋은 기억도 있었다. 한번 넘어졌다가는 다시 부활한 게 그의 골프 인생이었다. 한국오픈 우승 이후 8년여의 기다림 끝에 다시 우승을 한 만큼 또 다른 스토리가 나오는 것도 기대해 볼 만하다.
남화영 기자/
m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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