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핵화 진전 지켜봐야” 신중론 속 - 남북공동연락사무소ㆍ공동조사위 준비 착수 - 고속철 현대화 등 경협위한 인프라 우선 - 서해 산업물류ㆍ동해 자원관광 벨트 개발 전망 - 일방적 중단 막을 후속조치 필요 [헤럴드경제=재계팀]11년 만에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지면서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핵폐기와 대북 제재 완화 등 북미 정상 회담의 결과를 지켜봐야한다는 신중론 속에서도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됨에 따라 개성공단 재개와 중국과의 해빙무드, 내수 증진과 시장 확대 등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긍정론 또한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아래에서는 실현가능한 경협이 없다면서도 제재가 풀리면 교류가 급진전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순직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언문에 명시된 남북경협 관련 조치는) 현재의 북한 경제제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나 공동 어로구역 확장 등 향후 경협 여건 조성 측면에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나온다면 국제사회가 경제제재를 풀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광물 자원 개발 등 실질적인 남북경협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경협이 이뤄진다면 법률과 자본, 행정서비스를 국제화 해 남북이 일방적 필요에 의해 사업을 중단시키지 않도록 하는 후속조치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산업은행 김영희 북한경제팀장은 “북미정상회담 전에라도 남북 연락사무소 등 경협을 위한 실무 준비가 시작될 것”이라며 “남북 공동조사 및 연구 등 실무 준비에 전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스타일에는 약속과 신뢰가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체제 보장과 군사적 긴장완화가 약속되면 북한은 분명한 비핵화를 약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협 우선순위와 관련해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물론 이번 판문점 회담에서 고속철ㆍ현대화 등을 언급한 것에서 볼 때 경협 활성화에 대비해 남쪽의 인적ㆍ물적 자원이 이동할 인프라 사업이 우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한신 남북경제협력연구소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新)경제지도와 북한의 10개년 개발계획이 일맥상통한다”며 “서해안은 산업물류벨트, 동해안은 자원관광벨트 개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치밀한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북미관계가 합의점에 도달하면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경협 중단 가능성에 대해서는 희박하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지속되는 한 경협 중단 사태는 보기 힘들 것”이라며 “기업들이 경협에 나서도 되겠다고 판단할 수준의 보험 제도 등 법적ㆍ정치적 제도가 보완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경협은 ‘인도지원-개발협력-수익성 목표 경협’ 3단계로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물론 북한도 법제도를 정비하기 위해서는 양 정부간 협의와 연구과정이 선행돼야 해 상당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과 관련해서는 인도적 협력이 먼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남북경협과 과학기술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면서 “그동안 국내 과학기술계는 선제적으로 남북과학기술협력에 대비를 해왔지만 먼저 비핵화 전제, 대북제제 완화 등 정치적 기본 룰이 확정된 이후에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과학기술협력은 전기ㆍ전자산업보다는 바이오, 식량 분야, 비무장지대 생태계 조성 등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협력이 먼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쪽에서는 “7월 이후에는 남북경협 문제가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것”이라며 조속한 공단 재개를 기대했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장은 “지난 10년간 누구도 개성공단의 가치와 실제적 성과, 의미를 언급한 사람이 없었다”면서 “이제라도 공단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단계적으로 재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성공단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로 닫힌 것이 아니다”면서 “2~3개 관련 제재를 지키면서도 공단 재개는 가능하다. 7월 이후 경협 논의가 고도화돼 하반기에는 공단이 다시 열릴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