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남북정상회담 일주일 만에 통화

중, 주한미군 철수 등 대응전략 이유로 연기한듯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4일 전화통화를 했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후 미·일·러 정상과 차례로 통화했지만 시 주석과의 통화는 회담 후 7일 만에야 이뤄졌다.

35분간 이뤄진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남북 정상회담 성공은 시 주석의 전폭적 지지와 성원 덕분”이라며 “시 주석이 3월 북중 정상회담을 비롯해 북한 비핵화를 견인한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남북 정상회담 성공을 축하한다. 문 대통령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그동안 한중 정상간 통화가 다른 주변국 정상보다 늦어지면서 궁금증이 증폭됐었다.

미국의 중국어신문 둬웨이왕은 지난 4일 중국이 아직까지 주한미군 철수나 북미회담 등에 대한 대응 전략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핫라인’을 가동해 통화를 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우리 측의 요청에도 통화를 계속 미뤘던 것으로 알려진다.

우선 지난 4월 28일 청와대가 통화를 요청했으나 중국 측에서 중국-인도 정상회담이 진행 중이여서 불가능하다는 회신을 보내왔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후베이성 우한에서 회담을 열면서 베이징에 돌아온 후 통화하자는 식의 답이었다.

하지만 둬웨이왕은 시 주석이 베이징에 있지 않기 때문에 통화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가는 핑계이며, 또 베이징에 돌아온 후 언제 통화를 하겠다는 일정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리 측은 지난 4월 29일 주한중국대사관에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이미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음날인 30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갑자기 북한 방문 일정을 발표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이 왕 부장의 방북 이후 문대통령과 통화를 하려 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신문은 시진핑 주석이 문 대통령과의 통화를 미룬 것은 최근 고조되는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쟁 참전국이자 종전 협정국인 중국이 한국 측의 판문점 선언 내용을 듣기만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왕 부장의 방북 이후로 미뤘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특히 중국이 민감해 하는 주한미군 철수 여부와 관련해, 한국은 철수 계획이 없다면서 북한도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둬웨이왕은 만약 남북한이 이에 대해 단독 합의를 했다면, 중국은 북한과 따로 협상을 통해 대응 전략을 마련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