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D램 가격담합 조사 왜? D램 2년새 200%↑… 中업체 타격 반도체 굴기 위한 강공 드라이브 中 기업 메모리 육성 전략 포석도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반도체 3사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가격 인하 압박 수순에 돌입했다.

상대적으로 반도체 기술력이 크게 뒤지는 중국이 심화되는 반도체 무역 역조 현상을 해소키 위해 3사를 대상으로 가격 담합 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국내 반도체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지난달 31일 삼선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현지법인을 대상으로 D램 거래가격 산정자료와 중국 업체들과의 거래 기록 등 가격 담합 입증에 도움이 될 자료를 수거해갔다. 이들 3개사의 D램 세계 시장점유율은 95%(올 1분기 기준)가 넘는다.

중국 당국이 반도체 제조사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나선 것은 반도체 가격 급등에 압박을 가하면서 중국업체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이번 조사는 가격급등과 공급부족으로 자국 IT기기 업체들의 불만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을 달래면서, 동시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격을 인하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며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메모리를 육성하는 자국 업체들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포지션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조사는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 정부가 강공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라며 “가격 동결과 같은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은 지난 5월말 현재 3.94달러로 전년대비 27.5% 올랐다. 2년 전(1.31달러)에 비하면 200% 급등한 것이다.

반도체 가격이 오른 것은 수급 불균형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가속화에 따른 인공지능(AI)ㆍ빅데이터ㆍ사물인터넷(IoT) 등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을 위한 서버용 제품 수요와 함께 고성능 스마트폰이 늘어나면서 모바일 칩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를 두고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의 가격 담합 조사가 무리한 행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이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리는 상황에서도,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상황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가격 담합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사들이 투자를 안해서 공급이 부족하다면 문제가 있지만 엄청난 규모로 투자를 하는데도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며 “실제 양사는 수익 상당부분을 시설에 투자해 공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투자액은 각각 27조3000억원, 10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도 공격투자는 이어져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의 투자액은 2016년의 1.5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중국의 가격담합 조사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3사의 과징금이 최고 8조6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업계에선 가격담합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4년 미국에서 반도체 가격 담합 혐의로 과징금 1조원을 물고 임직원 16명이 형사처벌된 바 있다”면서 “이후 반도체 업계는 담합에 대해 매우 조심하고 있는데 과연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담합을 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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