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우산에 다리 다 적셔 불편 치마대신 바지…양말 여분 준비도
2일 오전 8시께 서울 동작구 사당역 4번 출구 인근. 시민들이 한 손에는 우산을, 다른 손엔 출근 가방을 든 채 바쁜 걸음으로 출근길을 재촉했다. 인근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는 평소보다 사람들이 더 몰리면서 버스 줄이 그 어느 때보다 길었다. 일반 신발대신 긴 장화를 신은 일부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한 여성은 빗물에 미끄러운 지하철 역 계단을 올라오다 넘어져 지나가던 행인의 부축을 받았다.
이틀째 장맛비가 계속되면서 이날 오전 지하철과 버스 정류장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큰 비에 대비한 듯 대부분 시민들의 옷차림은 가벼웠다. 일부 시민들은 양말 등 예비 옷을 가져오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오기도 했다.
직장인 최윤정(27ㆍ여) 씨는 “비가 많이 올 것 같아 큰 우산을 챙겼다”며 “혹시나 옷이 젖을까봐 바지 대신 치마를 입고 예비 양말까지 따로 가져왔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훨씬 일찍 집을 나섰다는 고등학생 권정운(19) 군도 “여분의 양말과 슬리퍼도 챙겼다”며 “비오는 날이면 옷이 잘 젖고 습도도 높아 찝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빗길 운전 탓에 버스의 평소 배차 시간이 달라지면서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기도 했다. 회사원 오모(67) 씨는 “안그래도 버스 정류장에 사람이 많은데 우산을 들고 기다리려니 힘들다”며 “버스 배차 시간이 불규칙해지면서 출근 시간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장맛비 속 ‘출근 대란’을 피하기 위해 버스나 자가용 대신 지하철을 타기도 했다.
이날 지하철로 종로 3가에 도착한 직장인 최연옥(57ㆍ여) 씨는 “비가 오는 날이면 도로 상황을 알 수 없으니 버스 대신 지하철을 타는 것이 훨씬 빠르다”고 말했다.
광화문에서 만난 직장인 정모(42ㆍ여) 씨는 “지하철에도 사람이 많을 것 같아 평소보다 일찍 나왔다”면서도 “오늘 오픈토우 하이힐을 신고 나왔는데 비 때문에 다 젖었다”고 말했다.
지하철역으로 시민들이 몰리면서 역 곳곳에 빗물털이통이 구비됐지만 우산 빗물을 막아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시민들 대부분은 이동하기 바쁜 탓에 빗물털이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
한 시민은 “우산비닐이 없어 지하철 열차 안에서 다른 사람의 우산 때문에 다리가 젖는 경우가 잦아 힘들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경기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발효됐던 호우 경보나 호우 주의보는 대부분 해제됐다. 그러나 대구, 인천, 경남, 경북, 충북, 강원도, 경기도 일부 지역엔 호우주의보가 여전히 발효 중이다. 제주도로 북상 중인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의 영향으로 3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정 기자ㆍ박이담 이민경 수습 기자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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