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연초 고점대비 22% 하락 전문가 “ELS조기상환 문턱 낮아져” 손실조건인 녹인 가능성도 적어 H지수 활용도 70%이상은 ‘우려’

미국을 필두로 한 유동성 긴축과 미ㆍ중 무역분쟁 등으로 전 세계 증시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유독 하락폭이 컸던 중국, 홍콩 등에서 투자기회를 모색할 때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투자 자산의 가격이 가입 시점 대비 일정수준 밑으로 내려가지만 않으면 목표 수익률을 안기는 주가연계증권(ELS) 투자가 대표적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낮아져 있는 만큼, 변동성이 급등하던 올초보다는 수익률(쿠폰)은 낮더라도 수익 달성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0일 코스콤(구 한국증권전산)에 따르면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ㆍH지수)는 전날 10768.4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틀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긴 하지만, 지난 1월말 고점과 비교하면 21.5%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코스피200, 닛케이225, S&P500, 유로스톡스50 등 전 세계 주요지수가 연초 고점을 기록한 이후 최근까지 10~15%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가장 컸다.

금융투자업계는 급락한 H지수에서 투자 기회를 엿볼 때라고 조언한다. 특히 상품 가입 시점의 주가 대비 절반 수준에서 결정되는 ‘녹인(Knock-in)’에만 진입하지 않으면 약정된 수익을 받을 수 있는 ELS가 유망 상품으로 꼽힌다. 상품마다 설계가 다르지만, 주로 ELS는 6개월마다 돌아오는 평가일에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약정 수익을 지급하고 조기 상환되는 구조로 발행된다. 만약 수차례 중간 평가에도 조기 상환되지 않을 경우, 만기일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 기준가의 절반 수준 밑으로 하락한 적이 없다면 연 4~6%의 수익을 지급한다.

김현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증시 조정을 ELS 투자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며 “투자 위험을 고려해 ELS 조기 상환을 위한 문턱이 낮아졌고, 동시에 손실 조건인 녹인에 진입할 가능성도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연초에 H지수를 기초로 한 ELS에 투자한 이들로서는 최근 지수 급락이 불안 요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녹인을 우려할만 한 낙폭 수준인 40%까지는 아직 여유가 남아 있다고 분석한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유로스톡스50지수와 H지수의 녹인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가능성은 낮다”며 “대부분의 H지수 ELS는 1만2000~1만2500포인트 수준에서 발행됐는데, 가장 공격적인 상품의 녹인 구간도 8100포인트 수준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H지수가 만기 내 25%가량 추가 하락하지만 않으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녹인이 있는 상품에 투자할 때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상반기 ELS와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의 발행 규모는 41조3277억원으로 지난 2015년 상반기 이후 가장 규모가 컸는데, 약 90%가 해외지수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H지수의 경우 지난 6월 발행된 ELS 중 79.8%(금액 기준)에 활용됐다.

이중호 연구원은 “ELS 내 지수의 활용 비중을 시장 스스로 감소시킬 필요가 있는데, H지수의 경우 그런 자정작용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특정 지수가 전체 ELS발행 규모의 70% 이상 비중으로 6개월 이상 누적될 때에는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