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투자실장등 보직 5곳 ‘빈자리’ 전략부재로 이어져 막대한 손실 백운규 장관-김현종 본부장 갈등 인선 지연 시각 지배적

트럼프 발(發) 미ㆍ중 통상전쟁이 글로벌 전면전으로 확전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통상조직 조차 가다듬지 못한 상태로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대외 업무인 통상의 속성을 감안하면, 조직의 주요 실국장 공석은 곧 전략부재나 부실로 이어져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통상교섭본부 소속인 무역투자실장, 통상협력국장, 신통상질서정책관, 경제자유무역기획단장, 동아시아FTA 추진기획단장 등 5개 주요 보직이 공석이다.

무역투자실장은 수출정책, 외국인 투자 유치,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남북경협 등을 진두진휘하는 자리다. 하지만 김영삼 전 무투실장이 지난 5월 18일 사임한 뒤 두 달가량 공석이다.

통상협력국장도 이호준 전 국장이 같은 달 2일 투자정책관으로 옮겨간 이후 후임자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통상협력국장은 신흥국 통상협력전략을 수립하는 자리로 현 정부가 강조하는 신북방·신남방 통상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한다.

또 지난 3월 신설된 신통상질서전략실 소속 신통상질서정책관(국장)도 아직 빈자리다. 신통상질서전략실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해 8월 취임한 후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 관련 부처와 쉽지 않은 협의과정을 거친 끝에 8개월만에 신설한 조직이다. 이 중 신통상질서정책관은 세계무역기구(WTO) 및 다자통상협력을 지휘하고 미국의 수입 규제에 대응하는 자리로 민간개방직으로 진행된다.

경제자유무역기획단장은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환경과 외국인의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조성된 경제자유구역의 정책을 진두진휘하는 자리지만 허남용 전 단장이 지난해 12월 국가표준기술원장으로 승진한 후 7개월가량 공석이다.

동아시아FTA 추진기획단장은 대(對) 인도 및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중심으로 신남방정책 실무를 담당하는 자리다.

전문가들은 통상조직이 사실상 공백인 상황에서 전략을 기대한다는 자체가 무리라고 말한다. 실제로 무역투자실장이 주재하는 주요 업종 수출점검회의도 지난달에는 무역정책관이 대신 주재했고 이달에는 아직 계획조차 잡지 않았다. 지난달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0.089% 감소했다. 또 이번달 수출도 1~10일 기준 1년 전보다 1.9% 감소했다. 조업일수가 7.5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0.5일 많았는데도 수출이 줄었다.

부처 안팎에서는 인사권을 가진 백운규 산업부 장관과 차관급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간의 갈등설 때문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돈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무역투자실장의 경우, 아직 검증 절차를 시작하지 못한 상태지만 같은 1급인 실장급에서 수평이동하면 이번달에도 가능하다”면서 “다만, 국장급에서 승진하면 검증절차를 거쳐야 해 한달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상협력국장, 신통상질서정책관 등은 조만간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배문숙 기자/osk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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